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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남편 이야기조회수 : 7994
    • 작성자 : 조양교
    • 작성일 : 2012년 4월 14일 10시 39분 1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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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위적인 남편과 살았던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신혼의 단 꿈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결혼 생활은 그야말로 지옥과 같았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모든 일과와 집안에 발생되는 제반 일들을 결정했습니다. 왜냐하면 남편은 완벽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자신이 정한 룰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가장 높은 수준의 고상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아내에게 하루 일과표를 세세하게 기록하게 했습니다. 분수에 맞게 검소한 삶을 습관화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시간 순서에 따라 적어야 했고, 결과를 확인 받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집안에 있는 집기 비품들은 남편이 정한 그 자리 그 위치에 두어야만 했습니다. 공동 생활하는데 있어서 정해진 자리에 두어야 시간 낭비 없이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용 후 그 위치에 놓여 있지 않다면 가차 없이 원인 분석 및 차후 방지대책에 대한 회의(?)를 장시간 진행합니다. 남편은 매우 논리적이었고, 분석적이었으며 분명한 주관을 갖고 일관성 있게 아내에게 줄기차게 요구를 했습니다. 빠른 시간에 자기 방식에 적응해 올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이런 삶이 너무나 괴로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누구도 도움을 줄 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시간이 흘러가면서 남편의 의중을 알기에 어느 정도 남편의 기준에 맞추어 주기로 하였습니다. 하루 일과표, 주중 계획서, 월간 계획, 자신의 일거 수 일 투족에 대해 남편에게 수시로 보고를 했습니다. 집안의 물건을 사용한 뒤에는 항상 남편이 놓았던 그 위치에 갖다 놓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언제 이런 고통에서 해방되는가 하면서 분노를 억누르면서 하루하루 힘든 날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아내는 남편이 교통사고를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남편에게서 해방되는 그런 순간입니다. 그래도 함께 한 정은 있어서 약간의 슬픔이 있기는 했으나 자유의 삶을 얻게 되었습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이 여인은 새로운 남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남자는 이전 남편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자상했고 부드러웠으며 항상 여자에게 초점을 맞추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항상 살펴 주었습니다. 자신에게 헌신적인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결국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난 뒤에도 이 남자는 변함없이 자신을 희생하며 아낌없는 배려와 사랑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너무 행복한 삶이었고, 너무 즐거운 삶이었습니다. 다시는 이 행복한 삶을 빼앗기기 싫었고 영원히 지속되기를 희망하였습니다.

    한참동안의 시간이 지나고 문득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서는 화들짝 놀랐습니다. 그 이유는 자신이 행하는 모든 일들이 예전과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예전의 남편과 살았을 때 그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아 올랐습니다.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의 삶을 새로운 남편에게 알려주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게 대해 꼼꼼하게 알려 주었습니다. 집안 정리정돈도 남편이 쓰기에 적당한 위치에 두고 그 위치에 두었음을 알려 주었습니다. 같은 방식의 같은 패턴의 삶을 그대로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전에는 억지로 얽매여서 마지못해 했는데 지금은 자원해서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 달랐던 것입니다. 새로운 남편의 생각과 헌신적인 마음을 알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남편에게 했던 것입니다. 같은 일이었지만 그 일은 힘들지 않았고 즐거움과 행복함속에서 겉모양뿐 아니라 정성까지 담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이 여인은 정감 있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나는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을까? 혹시 권위적이지 않을까? 자상한 척 하지만 뭔가 지시적이고, 가르치려 하고 내 방식대로 교정하려고 하지는 않았을까? 아내를 위한 헌신적인 마음보다는 대접받고자 하는 마음이 우선하지 않은가? 한번 나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일정 부분 이 여인의 첫 남편과 같은 모습이 있지않나 반성해 봅니다. 나 스스로 나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화하기 편안한 시간을 마련해서 물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정생활에 대한 글들이 많이 올라오니 이런 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 주일을 준비하시는 행복한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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