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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배당을 꾸미며...조회수 : 8348
    • 작성자 : 오혜미
    • 작성일 : 2012년 6월 4일 10시 28분 3초

  • 제가 글 재주가 있는 건 아니지만 지면상 함께 생각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정리를 해 보려 합니다.

    요즘 이사해서 예배당 인테리어와 새로운 환경을 마무리하면서 겪은 즐거움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예배당을 꾸미느라 애쓰신 강승원 형제님과 몇몇 자매님들의 아이디어와 또 만사 제치고 시간과 몸을 아끼지 않은 이청원자매님, 그리고 간판과 현수막, 배너 등...도움을요청하면 신속하고 다양한자료들로 말없이 일을 해준 유준호 형제님과 함께 거의 한달 이상을 교회인테리어에 시간을 썼습니다
     
    처음에 의자 배치를 구상하며 방사형과 직선형을 놓고 선거철의 열기 이상으로  의견을 관철시키느라 유 형제님의 디자인 솜씨를 빌려 몇박몇일을 투쟁(^^)하여 드디어 지금의 구조로 강대상과 의자를 놓은 것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사실 저 혼자만의 독단적인 아이디어로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으려 했고 무엇이든 의논하며 일을 하는데  적은 돈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 정말 많은 시간을 쓰며 생각을 하였습니다
     
    특히 저는 그동안 미국과 한국의 교회들을 전전하며 이런 모양 저런 모양을 보면서 축적된 이미지를 우리 실정에 맞게 또 여러사람의 의견에 부응하여 선택하고 꾸며가는 일을 하며 힘든 줄을 몰랐습니다.
    저야 뭐 가까운 거리에 교회가 있어 편했지만 청원 자매님은 매일 출근하느라 너무 애썼고 가족들의 희생과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봅니다.
     
    또 청원 자매와 제가 서로 개성이 다르고 세대 차이도 있을 법한데 여러 가지 모양과 색을 선택하는 가운데 서로 불만없이 의견을 합칠 수 있었던 것 또한 감사하고 다행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한두 가지도 아니고 하루 이틀도 아닌 긴 시간 동안 서로 지치지 않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이것 저것 공사와 마감을 해 놓고 보니 시행착오도 보이고 상상한 대로 나오지 않은 것도 있어
    해 놓고도 후회와 아쉬움도 남아 있지요.
    제가 타교회를 방문했을때는 무심히 넘겼을 것도 내 교회이기에 꼼꼼히 살펴보니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결정한 일들인데도 흡족하지 않은 것을 통해  이 세상에서의 만족은 끝이 없다는 교훈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막상 당사자들이 선택의 시간과 기회를 갖고도 충족이 없는데 그저 믿고 바라봐 주는 성도님들이 있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지요.
    미국인 목사님한테 들은 예화에서 교회가 새롭게 인테리어를 하는 가운데 예배실 바닥을 어느 사람들은 붉은 카펫으로 원하고 어느 사람들은 푸른 색을 원해 서로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되어 할 수 없이 반반을 나누어 붉은 색과 푸른 색을 깔았다는 실화인지 예화인지 모를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정말 천차만별인 것 같습니다.
    우리만 해도 침례탕이 너무 예쁘다는 분도 있고 어느 분은 너무 보기 싫다는 분도 있습니다.
    식당 의자도 붉은 색이 좋다는 분도 있고 너무 뻘겋다라는 분도 있습니다.
    저도  후회와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설마 이런 것들로 인해 교회를 떠나거나 미워하거나 흉보지 않으시겠지요? ^^
    우리도 유념해야 할 것은 이런 일들을 진행하며 이런 저런 얘기들에 너무 휩쓸려 좌절하거나 귀를 막고 독불장군처럼 나가면 안 된다는 것일텐데 그동안 저희를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혹시 앞으로 새로 선보이는 작품(!)들을 보시면 다음 기회를 위해 조언은 주시되 그동안 그래도 너무 이상할 정도로 예배당을 꾸며오지 않았고 이렇게 결정하기까지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을 거라는 이해와 신뢰를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번 교회이전을 통해서 막상 앞장서서 일하는 것보다  뒤에서  믿고 따라와 주는 일이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제 자신에 대한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다 나설 수 없고 모든 사람의 생각이 다  같을 수 없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용기를 가지고  마무리 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이를 위해 주님의지혜와 인내를 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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