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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 저 너머로 가기전에조회수 : 8311
    • 작성자 : 조양교
    • 작성일 : 2012년 6월 7일 13시 39분 11초
  • 어제 현충일이라 동작동 국립묘지를 방문하였다. 더운 날씨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들었다. 군 동기 2명이 안장되어 있는데 사실 일면식도 없는 사이이다. 10여명의 동기들이 모여서 추모를 하고 함께 근무했던 동기들의 회고담을 나누는 그런 시간을 가졌다. 2명의 동기가 없었다면 현충원에 올 일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순직한 2명의 동기로 인해 뜨거운 날씨이지만 여러 생각들이 숙연한 가운데 스쳐 지나갔다. 교직에 몸담고 있는 한 친구는 교육계 전반의 문제점과 요즘 중학생들의 행태에 대해 많은 걱정을 토로한다. 학생들도 현충원으로 나들이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눈치가 보여서 그런 일도 쉽지 않다는 분위기이다. 정치색을 띤 많은 사람들이 포진되어 있어 현충원같은 곳을 보내려하면 우경화로 내 몰릴 수 있다는 후문이다. 지나친 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현직에 있는 사람의 입장을 나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어쨌든 수없이 펼쳐져 있는 묘비석들을 바라 보면서 평상시 느낄 수 없었던 애국심이 뭉클하면서 올라온다,

    625전쟁이 일어난지 불과 60년이 지나고 있고 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했다고는 하나 이렇게 많은 묘비가 있고, 전쟁의 상흔이 아물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빨리 기억 저편 너머로 넘어가고 있는 것일까? 다시 한번 순환하면 정신을 차릴까? 그런 안타까운 생각도 해보게 된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이나 언론보도를 보면 너무 쉽게 잊어버린건 아닌가 한다.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것들은 잊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한 것 같다. 주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위해 행하신 일은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잊지 말아야 할 장치로 주 예수님이 오시기전에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번제 헌물을 주셨고, 주 예수님이 오신 후에는 신약성도들에게 침례와 주의 만찬으로 회상장치를 마련해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사사기를 보면 순환의 글들이 기록되어 있다. 죄를 범하고, 심판받고, 사사를 통해 구원하시고, 평화의 시대가 돌아오고, 이스라엘은 또 다시 죄를 범한다. 사람의 역사는 수레바퀴와 같이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우리 믿는 사람들은 수레바퀴와 같이 영속적인 순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이 있고, 끝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 방향을 사람이, 권력을 잡은 자들이 끌고 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님께서 이끌고 가신다. 당대에 살면서 이 사실을 인지하기는 사실상 쉬운 일은 아니다. 현실이라는 벽이 너무 강력하게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매주 수요일이면 드리는 가정예배, 오늘은 어머니께서 팥 칼국수 먹고 싶다고 해서 근처 식당에서 바지락 칼국수와 팥 칼국수로 저녁을 먹었다. 어제는 둘째 딸까지 합류해서 온 가족이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다. 아내는 준비해온 원고를 힐끔거리며 쳐다보고는 빨리 안끝내나 하면서 눈총을 준다. 끝나고 나면 딱히 할 일도 없으면서... 눈총을 느끼면 가뜩이나 버벅대면서 진행을 하는데, 말이 꼬여서 결국 말 실수를 한다. 그래도 가족인지라 그냥 웃고 넘어간다. 교회 식구들을 인도하시는 목사님의 고충을 피부로 이해하는 순간이다. 가족이 함께 모여있는 시간이 너무 감사함을 느낀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어머니와 아이들까지 이제는 감사함을 갖는 것 같다. 우리 사랑침례교회의 각 가정들이 믿음으로 든든해 질 때 교회도 더욱 든든해지리라 생각된다. 가장의 책무는 가정을 잘 다스리는 일이다. 하나님께서는 처음에 아담과 이브를 만드시고 하나님께서 만드신 만물을 다스리라고 명하셨다. 그리고 아담의 다음 세대인 가인에게 하나를 더 추가하셨는데 물론 아벨에게도 해당이 되겠지만 죄를 다스리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가정과 환경을 잘 다스리고, 주 예수님의 공로를 힘입어 죄를 잘 다스리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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