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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고 싶은 그리운 얼굴 조회수 : 8409
    • 작성자 : 유용수
    • 작성일 : 2012년 10월 1일 19시 19분 49초
  • # 보고 싶은 그리운 얼굴

     

    나에게는 이 땅 위에 사는 동안에

    아무래도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하나의 소망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났던 그리운 얼굴들을 다시 한 번 만나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스러운 얼굴들과 다시는 헤어지지 않고 같이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같은 소원은 아무래도 이 땅 위에서는 다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주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얼굴을 너무 아름답게 지으셨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내 눈으로 바라보며 살아온 모든 것들 가운데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주저 하지 않고 사람의 얼굴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흔히들 꽃을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의 대표로 생각 하시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꽃은 아무리 고와도 결국은 차갑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얼굴은 따뜻합니다.

    언제나 따뜻합니다.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따뜻합니다.

    뽀송뽀송 하거나, 해말갛거나, 혹은 불그스레하거나

    이렇듯 사람의 얼굴은 따뜻한 것이 곧 그 얼굴의 빛깔이 됩니다.

     

    그 중에서도 사람의 입술은 얼마나 더 따뜻합니까?

    특별히 여인의 입술은 가만히 다물고만 있어도 많은 따뜻한 말들을 속삭여 주는 듯합니다.

    그런데 입술 보다 더 따뜻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눈빛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특별히 공을 들여 빚으신 것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사람의 눈빛이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의 눈빛 보다 더 따뜻한 것이 세상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사람의 눈빛에는 따뜻함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꿈이 있습니다.

    꿈은 영혼의 창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꿈이란 온갖 그리움들이고 그 그리움은 영원하지 않습니까?

    사람들은 이 영원한 그리움을 통하여 세상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사람의 눈은 무엇보다도 높습니다.

    무엇 보다 넓고 무엇보다도 깊습니다.

    산이 높다 하지만 사람의 눈만큼 높지는 못하고,

    하늘이 넓다 하지만 사람의 눈만큼은 넓지 못하며,

    바다가 아무리 깊어도 사람의 눈만큼 깊지는 못합니다.

     

    어째서 그런가 하면, 높은 산 앞에 가서 한번 서 보면 압니다.

    우뚝 선 높은 산을 한번 바라보고 곧 뒤돌아 서보세요.

    방금 눈앞을 우뚝 서 있던 그 높은 산은 순식간에 어디로 사라지고

    한순간에 나의 작은 눈 속으로 모두 들어와 있지 않습니까?

    바다도 그렇고 하늘도 그렇고 세상 만물 그 어떠한 것이라도 나의 작은 눈 속에

    담지 못할 것이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사람의 눈은 이렇게 그 높이와 깊이와 넓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높고 깊고 넓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저는 이와 같은 사람들의 얼굴이 좋아서 TV에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을

    뚫어져라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긴 모양입니다.

    어제는 TV를 보다가 탈북여성들의 얼굴과 그 눈빛과 그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보며

    나 역시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체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 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마침 한가위 특별프로그램이라 한복들도 곱게 차려 입고 나와 그리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고운 탈북여성들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출연자들의 얼굴에도 산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정말로 그 사람들의 얼굴에는 산이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의 얼굴에는 금강산이 있었고, 또 어떤 사람의 얼굴에는 백두산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묘향산도 있었고 귀가 따갑게 말로만 듣던 칠보산도 있었습니다.

     

    나도 깜짝 놀라 다시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들의 얼굴에는 산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사람들의 얼굴에는 강도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의 얼굴에는 압록강이 흐르고 있었고,

    또 어떤 사람의 얼굴에는 두만강이 또 다른 사람의 얼굴에는 대동강이 제각기 철철 넘쳐흐르고 있었습니다.

     

    나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산이 있고 강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던 그 순간,

    그 순간의 감격을 잊을 수가 없어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의 얼굴마다에 그려져 있는 그 산들과 강들은

    다름 아닌 사람들마다의 그리운 고향 산천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북 사람들의 얼굴에는 그리운 이북 땅의 고향 산천이 그려져 있었고,

    저 남쪽땅 끝에서 올라온 사람들의 얼굴에는

    떠나온 푸른 남해 바닷가의 정든 고향마을이 넘실대고 있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풀지 못 했던 하나의 숙제를 비로소 풀게 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TV화면에 비춰진 한 사람 한사람의 얼굴마다에 그려져 있는

    고향 산천을 발견하는 순간 비로소 나는 숙제의 답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습니다.

    그네들의 얼굴에는 저마다의 작은 고향 산천들의 모습이

    그 체취까지 풍기며 오밀조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아, 이렇게 되고 보니

    사람들의 얼굴마다 가득 불타고 있는 저 그리움의 불꽃들은

    다름 아닌 온갖 그리운 고향사람들의 얼굴들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동생들과 형님누이들!

    그리고 친구들의 얼굴들이 그리워 그렇게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그립다고 말 할 때

    상대방의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그립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그 사람의 얼굴부터 눈앞에 떠 올립니다.

     

    꽃이 아름답기는 하나 그 빛깔이 차가운 까닭은

    꽃에게는 그리운 얼굴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얼굴이 따뜻한 까닭은 아마도 온갖 그리운 얼굴들로

    그 속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그리움은 영원히 꺼지지 않고 이글거리는 영혼의 불꽃이니까 그렇지 않겠습니까?

     

    저의 얼굴에서 가득 불타고 있는 저 그리움의 불꽃은

    다름 아닌 그리운 본향사람들의 얼굴들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가보고 싶어도 갈 수가 없고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그래서 더욱 보고 싶은 그리운 얼굴들!

    언제나 만나볼 수 있을까요?

    하나님!!!

     

    1912년 10월 1일(월)

    유 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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