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컬럼

  • 커뮤니티
  • 성도컬럼
  • 직장 옮기기조회수 : 8161
    • 작성자 : 조양교
    • 작성일 : 2014년 1월 2일 17시 47분 44초
  • 85년 처자식이 있는 가운데 군대를 제대했습니다. 1년이 채 지나기전에 직장을 옮겨 다녔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였습니다. 때론 상사가 마음에 들지않고, 때로는 일하는 업무가 마음에 들지않고, 때로는 회사가 발전성이 없어서... 한번, 두번 옮겨 다니다 보니 생활도 안정이 되지않고 직장 옮기는 일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버렸습니다. 월급쟁이로 3군데 정도 옮겨다닌 꼴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손위 동서가 전자부품 공장을 창업하려는데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흔쾌히 받아들이고 일을 시작했는데 불과 1년만에 교통사고로 고인이 되버렸습니다. 마음잡고 한곳에 집중하려 했는데 환경이 도와주질 않는 겁니다. 법인체다 보니 돌아가신 분 명의로 또 1년간 공장을 돌립니다. 역부족이죠, 대기업의 협력업체로 등록이 되어 있다보니 다행히 인수자가 나타났습니다. 그나마 공장 사정을 알고 있는 터이므로 함께 일하자는 제의로 약 1년간  일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아버님이 운영하시던 우유 대리점 힘이 들어 못하겠다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 남의 밑에 일하느니 자영업을 한번 해보자는 의지가 생겨났습니다. 인수한 회사 사장의 권유를 일거에 날려 버리고 우유 대리점을 시작했고,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일이라 처음으로 하는 사업이므로 열심히 했습니다. 한 1년여 지나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슈퍼마켓의 횡포가 눈에 거슬린 겁니다. 갑의 횡포죠, 우유대리점을 넘기고 슈퍼를 인수하기로 결정합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가락시장에 가서 야채와 과일을 사오고 밤 11시가 되어야 일이 끝납니다. 하루종일 잠바를 입고 꼴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러던 어느날 전에 같이 근무했던 후배가 찾아옵니다. 자동차 대리점을 해보라는 겁니다. 슈퍼는 재고관리도 힘들고 꼴도 아니고 이제 제대로된 사업장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1년여 운영했던 슈퍼를 처남에게 넘겨 버리고 자동차 대리점을 개설합니다. 야심차게 출발했던 대리점이 1년만에 침체국면에 들어서게 됩니다. 만회책으로 정비코너를 병행해서 운영하기로 결정합니다. 싸게 나온 노래방이 있다고 해서 노래방도 인수하는 등 갑자기 분주해지고 뿡 뜨는 일이 생겨났습니다. 제대후 불과 10년 사이 10개 가까운 업종을 걷어 치우고 새로운 일을 벌려 나간 겁니다.

    일을 벌리는 것은 돈과 의지만 있으면 되지만 정리하는데는 많은 노력과 시간과 돈이 소비가 됩니다. 이것 저것 분주했지만 사실 빛 좋은 개살구인거죠, 사업하는 사람이 가장 바쁠 때는 부도직전의 시간입니다. 정신차리고 이것 저것 주판알을 퉁겨보니 총체적인 부실 국면입니다. 당시 나의 상황과 IMF 직전의 상황과 맞물려 있었습니다. 과욕이 화를 부른 겁니다. 한가지만 제대로 할 걸, 가지고 있는 것들을 다 포기해야 했습니다. 사업장, 재건축에 들어간 아파트, 하나 하나 정리해 나가도 끝이 보이질 않네요, 미정리 상태에서 지금 다니는 회사로 피신하다시피 들어갑니다. 지금 20년 가까이 근무를 하면서 입사 초기에는 몇번이고 그만 둘 위기에 처합니다. 그럴때 마다 그동안 갈아 엎었던 기억들을 다시금 생각하고 또다시 뼈아픈 일을 겪지 말아야 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견디어 냈습니다. 성급히 결단했다면 아마도 지금은 다른 모습이었겠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40년 광야길 동안 여러가지 환경을 허락하십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사랑하는지 알기 위함이라고 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았고 오히려 하나님을 원망했습니다. 저역시 이스라엘과 같이 저의 잘못된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원망했습니다. 하나님은 좋은 환경을 통해서도 시험하시고, 나쁜 환경을 통해서도 시험을 하시고 나의 내적 탐욕을 가지고도 시험을 하십니다. 또한 인간관계라는 사람 막대기를 통해서도 시험을 하십니다. 힘든 상사를 주심으로, 난폭한 동료를 주심으로, 힘든 거래처를 주심으로 시험을 하십니다. 이런 여러 경우에 있어서 알수 있는 것은 하나님은 포기치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여러번의 직장, 사업을 옮기면서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옮기는 것 자체가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새로운 직장, 새로운 사업에 대한 매력은 뭔가 지금보다 나을 것이라는 환상입니다. 지금 보다는 낫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경험한 결과 영업환경과 어려움은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다는 결론입니다. 오죽하면 옮기겠느냐 하지만 옮기는 것이 결코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성공한 사람은 다른 곳에서 성공합니다. 아니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여기에서 실패한 사람은 다른 곳에서도 실패합니다. 아니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여기에서 하나님과 함께 한 사람은 다른 곳에서 함께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여기에서 힘든 환경을 극복한 사람은 다른 곳에서 힘든 환경을 극복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여기에서 인간 막대기에 견뎌낸 사람은 다른 곳에서도 견뎌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진리를 따르는 길은 좁은 길이지만 일반적인 인생사에 있어서는, 사람으로서 받을 수 있는 공통의 시험에 있어서는 낮은 확률에 몸을 내맡길 필요는 없습니다. 모두가 경험한, 모두가 인식을 같이 하고 있는 높은 확률의 길을 추천합니다. 이 내용은 저의 경험을 근거로 한것이고 일반화라 수 없는 부분도 있음을 밝힙니다.

    하나님은 우리 믿는 사람들이 의로 단련되기를 원하시고, 징계로 단련되시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네 자신의 명철을 의지하지 말고, 네 눈에 지혜롭게 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직장을 옮겨 다녔던 지난 세월이 하나님을 신뢰하기 보다는 내 명철과 내 지혜에 더 의지했음을 고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신실하게 저의 행로를 인도해 주셨슴에 감사를 드립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텔레그램으로 보내기
    • 밴드 보내기
    • 블로그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