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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명절날 아침조회수 : 7874
    • 작성자 : 조양교
    • 작성일 : 2014년 9월 19일 11시 22분 16초
  • 이번 추석은 여느 해와 달리 빨리왔다. 대체 휴일 관계로 명절 연휴도 상대적으로 길었고, 명절이 한 중간에 있어서 교통체증도 한결 덜 했다. 음력으로 윤달이 껴서 9월이 연거푸 있는 해이다. 우리 집은 명절이 되면 어머니와 3남1녀중 3형제 가족이 하루전 날 모인다. 하룻 밤을 함께 지낸 후 명절 아침을 맞는다. 빠진 식구가 있어서 인지 좀 허전한 느낌이 든다. 막내 식구는 다왔고, 둘째는 아들 둘이 있는데 둘째 아이가 연주회 준비가 있다고 하면서 오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나의 두 딸중 하나가 없다. 지난 5월에 출가를 했기에 사위 부모가 있는 구미로 갔다. 아직까지 우리 문화는 시댁이 우선이다. 아침 식사도 해야 하고 추도식도 가져야 하기에 이방 저 방 널부러져 있는 사람들을 깨웠다. 전 날 저녁에 일찍 잤기에 크게 싱강이 하는 일은 없어쪘다. 아침 식사와 추도식을 마치고, 이제는 많이 자연스러워 졌고 의레 하는 일이겠거니 잘 순응하고 따라온다.

    식사를 마친 뒤 둘째 동생에게 전화 한통이 왔다. 작은 아버지가 성환 선소에 들리신 모양이다. 당연 산소 벌초에 관한 이야기다. 벌초를 너무 잘했다는 말이다. 어떻게 이렇게 했냐고 칭찬이 대단한 모양이다. 전화를 받는 동생의 어깨가 으슥 거린다. 작년까지 벌초를 외부인에게 밑겼다. 3번 벌초하는 조건으로 120만원을 지불했다. 금년 초에 천안에 살고 있는 돌째 동생이 본인이 벌초를 하겠다고 나섰다. 가족들이 직접 벌초한 경험이 있는터라 혼자서는 못한다고 하면서 극구 말렸다. 그렇지만 동생은 고집을 꺽지않고 본인이 직접하겠다고 하였다. 우려를 하면서도 하겠다고 하는 사람을 막을 수는 없었다. 벌초 장비를 구매하는데만 100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근무가 없는 매주 토요일 벌초를 했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지금은 너무좋다고 한다. 한 여름에 땀을 흠뻑 적시고 나면 몸과 기분이 상쾌하다고 한다. 무엇보다 쉬는 토요일에 벌초를 하려는 이유는 거리가 가까운 이유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쉬는 토요일이 되면, 서울에 있는 친구들과 운동하고 식사도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예수님을 믿고 난 후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논쟁만 되고 재미도 없고, 그렇다고 무료하게 지낼 수도 없어서 벌초를 결심하게 되었다. 예전같으면 힘들어서 못할 일을 오히려 감사함이 생기고 극복할 힘도 생겼다고 한다. 변화도 이만 저만하지 않고 분명 제정신은 아님이 분명하다. 봉분 5개에 200평 남짓이니까 혼자하기는 버거운 분량인데 20회 가까이 벌초를 했다는 말인데.... 본인도 외부에 주면 한번 벌초에 40만원이니까 800만원 벌었다고 말을 한다.

    추석을 맞이해 어머니와 형제들이 마주앉았는데 당연히 화제가 될 수 밖에 없다. 핸드폰 동영상으로 잔디깍은 모습을 자랑스러이 보여 주었다. 예전 산소 모습이 아니다. 과수원 한복판에 있어서 잔디 반 잡풀 반이었고 관리가 안된 모습이었는데, 영상속의 모습은 전원주택의 정원을 보는 듯 했다. 모든 식구들이 한 목소리로 감탄을 했다.

    빨리 식사하고 추도식 마치고 산소로 가보자고 한다. 어머니도 이번에는 함께 가보자고 하신다. 아직까지 선소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관리가 큰 부담인데 둘째 동생 덕분에 좋은 환경이 되었다. 이번 명절은 음식도 풍성했지만 대화와 웃음꽃도 풍성한 그런 아침이었다. 둘째 동생의 모습이 대견스럽기만 하다. 교회의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동생이 목사님의 CD를 듣는 것만으로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돌아섰다. 마음의 변화뿐 아니라 생각이나 언어에서도 또 그 행동에 있어서도 변화가 되었다. 그렇게 고집이 쎄고, 안하무인이고, 자기 중심적이었는데 볼 때마다 바뀐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믿음으로 화합한 결과임이 분명하다. 수고한 동생에게 감사하고, 직장과 삶의 여건들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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