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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지사지 그리고 공감조회수 : 7861
    • 작성자 : 이수영
    • 작성일 : 2015년 9월 8일 11시 21분 27초
  • 우연히 새터민 청년들과 남한 청년들이 장사를 하는 장면을 TV에서 보게 되었어요.

    영업은 먼저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하는데

    새터민 청년은 도무지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거나 말을 걸지를 못하자

    아니 장마당(시장)에서 장사를 했었다면서?”

    남한 청년이 묻자

    북한에선 나무를 해오면 사람들이 다 달려들어서 그 자리에서 다 사갔어

    라고 대답합니다.

    워낙에 물자가 부족하니 시장에 나가기만 하면 호객하지 않아도,

    할 필요도 없이 다 팔렸다는 것이지요.

     

    작은 레스토랑에서 영업을 해보는 날이었는데

    남한 청년이 리더를 맡은 날,

    먼저 토의를 하느라 반나절이 지나자 새터민 청년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어요.

    결론도 안 나는 토의만 하지 말고 직접 부딪쳐야 되지 아까운 시간만 낭비지

    남한 청년들은

    일단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토의하고 부딪쳐야지 무작정 할 수는 없어

    결국 소득 없이 하루를 마감했어요.

     

    다음 날은 새터민 중 한 사람이 리더를 맡은 날, 군인이었던 청년이 리더가 되자

    너는 뭐 하고, 너는 이것하고, 너는 이리 만들라

    군인이었던 전력?이 발휘되어 명령조로 일을 분담시켰지요.

    남한 청년들은 의사소통도 없이 명령식으로 일을 시키는 것에 불만을 표했고요.

    결국 그날도 수확은 없이 끝났지요.

     

    남한 청년들이 일에 접근하는 방식과 새터민들이 접근하는 방식에 많은 차이를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배운 대로, 자기가 아는 대로 반응하게 되어 있지요.

    리더가 되어 일을 해보니까 드러나지 않았던 저마다의 방식이 서로에게

    이해가 안 되었던 것이지요.

     

    셋 째날은 팀을 나누어 영업과 레스토랑 두 팀으로 나누어 드디어 성과를 얻는 것을

    보았어요.

     

     

    이러한 장면을 보면서 느껴지는 것은

    적극적이고 유연성이 있는 사고로 행동하는 청년을 보는 내 마음은 호의적이지만

    소극적이고 융통성이 없는 사고와 행동을 보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그동안 무관심했던 새터민들의 어려움도 보게 되었고요.

    그러나 이런 장면을 보면서 비단 이들 두 그룹만의 문제는 아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사람은 누구나 환경으로 인해 습득된 경험이 그 사람을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주지요. 자기가 보고 겪고 아는 대로 반응하게 되거든요. 절대적이랄 만큼!

    더욱이 군대는 명령에 복종해야만 하는 기관이기에 더욱 대비가 되어 보인 부분이 있지요.

    주변에 오랫동안 하사관으로 복무하다가 사회생활을 하는 지인을 봐도

    역시 명령에 익숙하게 반응하는 것이 보이고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하라면 하지 왜 이리 말이 많은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자기 의견을 내는 것을 명령에 불복종하는 것으로 보는 시야가 느껴졌지요.

    그들 중에서 특별히 친화적인 청년이 돋보였는데

    물건을 팔기 위해 접근 하지만 사람들의 상태를 읽고 사람에게 필요한 따뜻한 말로

    먼저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새터민 청년도

    물건을 팔기위해 물건을 사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사람에게 따뜻하게 말 하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라고 말하더라고요.

     

    따뜻한 사람이 모두에게 환영 받는 것이 당연하지요.

    타고난 천성이야 바꾸기가 어렵겠지만 객관적으로 볼 수 있으면 달라질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달라졌어요라는 부부 상담 프로그램을 봐도

    첫 장면은 원수 같은 두 사람이 어떻게 한 집에서 살아 왔을까? 싶은데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이 되면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고

    달라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고, 결국 원수처럼 으르렁 대는 것도

    상대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역반응이었던 것을 알게 되지요.

     

    아내들이 남편들에게 잔소리를 하는 것도 남편을 사랑하고 걱정하기 때문인 것이지요.

    아예 무관심하면, 하거나 말거나 관심이 없으니 잔소리도 안하게 되죠.

    남자들의 성향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반응을 하고

    여자들의 성향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기를 원하기에 전혀 다른 반응이 나오지요.

    아내가 팔이 아파요” ( 관심을 갖고 대화를 원해요)

    남편은 TV 보면서 병원 가봐” (문제 해결) 로 끝내죠.

    반면에 남편은 이런 말 하면 또 꼬치꼬치 물을테고.... -이 귀찮아, 말하지 말자

    속 편-하게 말없는 남편 되죠.

    오죽하면 부부 상담사가

    남자는 여자가 말하면 그랬어-” “ 그랬구나” “그래?”

    -삼총사 로 대꾸만 해줘도 일등 남편이 된다고 우스개로 말하지요.

    여자들은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공감을 원하고

    남자들은 길게 말하지 말고 그래서 결론이 뭔데?”

    -‘여자는 말이 너무 많아’- 문제 해결만을 원하니

    오죽하면 금성과 화성 출신들이란 말이 나왔을까 싶지요.

     

    무엇이든 전달하는 방식이 각자 다르고, 받아들이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보니

    같은 말이어도 감정적인 부분이 공감이 안 되어 서로 오해하고 놓치고 사는 것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형성된 사고들이 다르고, 경험이 각자 다르고,

    성향이 다르기에 서로가 다른 부분들에 대해 시간을 들여 교제하고 마음을 드러내는 일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주관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이

    부부, 가족, 친구, 동료, 사회생활에서 더욱 필요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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