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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기도는 다 응답되지는 않는다. 그러나조회수 : 8119
    • 작성자 : 박혜영
    • 작성일 : 2017년 9월 23일 14시 18분 3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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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이수 헌재소장의 임명동의가 국회에서 부결되었을 때, 기도하던 우리는 환호했다. 그러나 곧이어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명동의가 가결되자 우리는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야말로 일희일비의 순간을 겪게 된 것이다.
     
    우리는 하박국처럼 탄식하면서 주께 부르짖는다. “주여, 어찌하여 우리의 기도를 외면하십니까?”
     
    우리는 분명한 진실에 마주치게 된다. 모든 기도가 다 응답되는 것은 아니라고. 내가 주의 말씀에 따라 의로운 일을 위해 기도한다 해도 주로부터의 대답이 분명히 “No!"라고 거부될 때가 있다는 사실 앞에 우리는 하박국처럼 무척 당황하게 된다.
     
    그런데 하박국은 이 엄연한 현실 앞에 어떻게 했기에 나는 여전히 주를 기뻐하고 노래한다고 담대히 말할 수 있었을까? 내우외환 속에 파멸이 훤히 내다보이는 현실에서 어떻게 이런 고백이 가능했을까? 부럽기까지 한데, 우리 또한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그에게서 발견하고 위로를 받는다. 그런데 그런 위로에는 전제가 필요하다.
     
    나에게 하박국처럼 지금 현실에서 하나님의 의를 간절히 부르짖는 심정이 있는가? 그냥 현실에 만족하면서 내게 직접적인 위해가 가해지지 않는 이상 골치 아프게 그런 문제에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하박국의 고백은 결코 나의 고백이 될 수 없을 것이다.
     
    하박국 그는 진지하게 솔직하게 기도한다. 당장 응답 없는 기도라 할지라도 끝까지 하나님 왕좌 앞을 떠나지 않는다. 기도에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나가는 일, 그래서 어떤 분은 기도를 노동이라고 표현했을까?
     
    이런 그에게 하나님께로부터 응답이 온다. 현실은 하나도 바뀌지 않는 응답. NO라고 불릴 수 있는 응답이 온다. 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 영 현실성이 떨어지는 응답. 당장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응답이 온다.
     
    옛날 욥의 그 수많은 질문에 일일이 응대하지 않으시고 대답하시던 하나님의 방식 그대로 하박국에게 현실에 대한 답이 아닌 아주 먼 미래, 역사의 종결을 보게 하시고 생각하게 하신다.
     
    더딜지라도 하나님의 시간표에 분명히 정해져 있는 그 계획대로 이루어질 응답을 생각하게 하신 것이다. 이것이 결국 하박국의 고백의 동력이 된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본다. 하박국이 최종적으로 주님을 기뻐하고 그분을 노래할 수 있기까지 주께서 하신 응답에 완전히 동의하고 순종하고 결단하기까지의 그 시간들을. 내 시간에 내 방법대로 응답해 달라는 자기중심적 고집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완전한 섭리에 굴복치 않으려는 자아의 교만을 꺾기까지의 치열한 싸움이 있었으리라는 것을 짐작해 본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하박국의 다른 하나의 결단이 결국 주를 기뻐하고 노래한다는 그의 위대한 고백의 배경이 된다는 사실이 아니었을까 하는 점이다.
     
    곧 “비록 무화과나무가 꽃을 피우지 못하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올리브나무에 수고의 열매가 없고 밭이 먹을 것을 내지 아니하며 우리에서 양 떼가 끊어지고 외양간에 소 떼가 없을지라도” 하는 철저한 고난 가운데 내가 처해진다 해도 나는 그것을 감당하겠다는 결연한 결단 말이다.
     
    결국 하나님이 주시는 믿음의 말씀을 붙들고 더딜지라도 반드시 이루게 될 주님의 심판의 날을 바라보며 지금은 그 어떤 악한 상황에서도 견디겠노라 하는 결단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하박국의 찬양으로 터져나온 것이리라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관점에서의 심판의 시점은 우리의 그것과 너무도 다르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 정의가 세워지지 않으면 우리의 죽음과 함께 정의가 묻히므로 어떻게든 살아 있는 동안 불의가 심판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그렇지 않을 경우 억울해 하고 조급해 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하나님께서 최후에는 다 밝혀주고 심판하겠다고 하셔도 “그건 너무 먼 미래입니다!” 하면서 현실성이 없고 자기와는 무관한 말씀이라고 여기기까지 한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의 심판은 먼 미래가 아니라 영원한 현재로 드러나리라는 것을.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으로서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요 산 자의 하나님이라고 밝히신 주 예수님의 말씀을 되새겨보자!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믿음을 받아들이게 되는 순간, 아마도 하박국은 “의인은 자기 믿음으로 살 것이다”라는 의미를 이해했으리라.
     
    우리는 하박국에 비해 연약해도 한참을 연약한 자들이기에 우리는 하루하루를 성령님께 의지하며 도우심을 구하며 나갈 뿐이다. 우리가 하박국처럼 주님을 나의 기쁨으로 삼을 때 또 그와 같이 우리도 외칠 수 있으리라.
     
    “주 하나님은 나의 힘이시니~나를 나의 높은 곳들에서 다니게 하시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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