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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를 생각하며조회수 : 7869
    • 작성자 : 유금희
    • 작성일 : 2015년 4월 8일 6시 55분 6초
  • 사십이 넘었는데도 엄마라고 부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엄마에게 늘 전화를 했어요. 혹시 몰라 가끔 통화를 녹음를 해두었어요.
    통화 내용이야 늘 뻔했지요.
    "식사 하셨어요?"
    "반찬는 뭐가 있어요?"
    "요양 보호사 아주머니 다녀가셨어요?"
    "아줌마랑 안싸우셨어요?"...
    엄마는 사십에 절 낳으셨으니 제가 그 나이보다 몇 살 더 먹었네요.
    구원 받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부모님의 구원을 위해 기도했는데,
    아버지는 임종 직전에 시인을 하시고 편안히 가셨어요. 워낙 교회 다니는 사람들을 싫어하셔셔
    좀 힘들었지만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썼어요. 복음을 최선을 다해 전했는데도 꿈적도 안하셔셔
    마지막 병원에서 눈물로 호소를 했어요. 말도 못하시고 양 손이 묶여 있었는데,
    절박한 심정에서 계속 복음을 얘기 하며 천국에서 딸을 만나야 하지 않겠냐고 울면서 간청했는데
    고개를 끄덕이시고 천천히 숨이 잦아지셨죠. 평상시에 전해 복음의 내용은 알고 계셔셔
    천국에 가봐야 확실히 알겠지만 하나님께서 오랜동안의 기도를 잊지 않으셨으리라 믿어요.
     
    엄마는 어느 순간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셨는데, 글자를 더듬 더듬 읽으셔셔 성경을 잘 모르시지만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이 복음을 알아듣게 전하셔셔 제가 복음을 다시 전하고 확인하는 일이 쉬웠지요.
    엄마는 자식 집에 오는 걸 정말 싫어하셨고 ( 답답하시다고 ) 병원은 특히 싫어하셨어요.
    제가 시골에 갈 때마다 엄마에게 말씀 드렸어요.
    "엄마! 엄마는 죽는게 무섭진 않치?"  "응"  '엄마! 요양병원 정말 싫치?'  "응"
     "그럼 엄마! 기도하세요! 하나님께.
    엄마가 그렇게 편해하시는 이 집에서 행복하게 건강하게 사시다가 많이 아프지 않고 갑자기 돌아가시게요."
    "그래 ".....
    저도 하루에 한번은 엄마를 위해 직장에서 간절히 기도했지요. 자주 가보질 못해 할 수 있는 일이 그거 밖엔 없었거든요.
    부모님은 고향이 완도였어요. 완도군 노화면 이포리.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하셔셔 객지 생활을 하면서 늘
    고향을 그리워하셨어요. 고생해서 저와 오빠를 키웠는데  제가 부모님 기대치에 부응을 못해서 마음 한켠이
    늘 아픔이 있었어요. 그건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어서 항상 제 자리를  점검하게 하는 동기가 됩니다.
    아침에 출근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 바로 이 시간 같아요. 요양 보호사 아주머니에게 전화가 왔어요.
    엄마가 쓰러져 의식이 없다고요. 일단 급한대로 조치를 취하고 출근을 했어요. 며칠을 사무실을 비워야 될거 같아
    최소한의 일, 그 날의 업무를 빨리 마치고 (광주로 내려가면서 임종을 보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도착하니 4시가 되었지요. 가망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다시 집이 가까운 영광의 한 병원으로 돌아와 수속을 밟고 중환자실로 올라가 이것저것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했어요...그리고 돌아가셨어요.
    엄마가 쓰러지기 전 날 아침 통화를 했는데, 저녁에 통화를 못해 아쉽고
    그 주에 내려가 뵐려고 했는데 그렇게 되질 못해 아쉬워요. 그래서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시부모님에게, 교회 성도에게, 직장 동료에게,
    같이 엘리베이터에 타는 이웃에게, 가까운 친지에게, 친구에게요.
     
    그날 밤 카자흐스탄으로 출장을 간 오빠가 (가까스로 사정 사정을 해) 비행기표를 구해서 다음 날 돌아올 수 없었다면...
    엄마의 임종을 제가 보지 못했다면...발인 때 친구들이 와 주지 않았더라면( 관을 들어줄 사람이 없었어요)...
    엄마와 제가 기도한 대로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마무리가 되어 저는 일상으로 돌아와 생활하고 있습니다.
    모든 성도님들이 저를 위로해 주셔셔 정말 감사했어요.
    말없이 등을 만져 주시고, 말 한마디 건네 주시고, 따뜻한 눈빛과 마음을 주시는 사랑 침례교회 모든 성도님께 이 글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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