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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닮고 싶은 지체....감사합니다!조회수 : 8612
    • 작성자 : 정미현
    • 작성일 : 2016년 8월 27일 8시 4분 33초
  • 안녕하세요?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두 달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떠날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제가 초보 맘이고 여러 면에서 적응을 잘하지 못하여 뜻밖에 심한 무기력증을 앓다가 한국에 있는 친정에 왔습니다.
    계획하고 방문하러 온 것은 아니었지만, 제게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고 많은 것을 얻어 갑니다.
    저희 딸 연서도 성도님들의 사랑을 받으며 그동안 남편이 낯설어할 정도로 무럭무럭 성장했습니다.
    그동안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걱정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특히 여러 연령대별로 자매님들께서 저에게 큰 힘이 되어 주셨어요. 나이 어린 이레, 이인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저는 과학을 좋아하고 의과에 관심이 많은데, 심리학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평소 신뢰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얻어가는 큰 깨달음이 있다면 그것은 믿음과 사람의 심리는 아주 친밀한 관계가 있지만, 때로 사람이 심리적 문제가 생겼을 때 혼자만의 믿음으로 치료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에 와서 첫 달은 경황이 없어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치료를 받고 약을 먹는 게 두려워서 안 먹고 버텨 본다고 하던 게 거의 집에서 누워만 지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 동네 신경정신과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리고는 매주 신경정신과 치료/상담을 받아서 이제는 감사하게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 것 같아 편안한 마음으로 미국에 돌아갑니다.
     
    제가 이렇게 낫기까지는 많은 과정과 깨달음이 있었는데, 그것을 나누고 싶어 이렇게 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빠의 성격을 많이 닮아서 일을 많이 그리고 되도록 빨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결혼을 해서도 살림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고 더불어 남편과 대화하는 것을 즐기거나 중요시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저의 성향을 아이가 없을 때는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아기를 낳은 후, 제 엄마의 성격 또는 다른 아이 엄마들이 자연스럽게 보이는 여성적인 면을 닮지 않아서 아기를 키울 때 필요한 인내심과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고 바로 그것이 저의 마음에 뜻밖에 혼란과 좌절을 준 것 같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저희 엄마에 대해서 그리고 저와 엄마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것을 물어보신 후, “아빠만 닮은 게 아니라 엄마도 닮지 않았나요?” 하고 물으셨습니다.
    제가, “아니요. 저는 엄마를 안 닮았습니다.” 하자 다시 물으셨습니다.
    “엄마와 친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네,  저는 엄마와 아주 친합니다.”
    “원래 친한 사람들은 좀 닮지 않았나요?”
     
    웃기게 들릴수도 있지만, 전 그때 태어나 처음으로 '내가 엄마를 닮았구나.' 하는 자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감을 얻게 되었어요. 비로소 저도 인내심과 참을성이 많은 엄마 그리고 아내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날은 정말이지 앞을 못 보다가 눈이 확 뜨인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제가 사랑침례교회에 방문하며 배운 것은,
     - 교회는 다니는 곳이 아니라 속하는 곳! 그래서 교제가 중요하다 – 였습니다.

    이번에 정신과 상담을 계기로 생각하게 된 것은 교제의 목적입니다.
    교제를 하는 것은 쉽게 말하면 친해지기 위해서인데, '정말로 친해진다면 그것은 서로를 닮아야 하는 것이 아니겠냐.'는 점입니다.

    말씀과 성경이 중요한 만큼, 진정한 교제 또한 절실하다는 것을 깊이 체험하고 갑니다.

    생각해 보니 저는 마음의 병을 말씀과 믿음으로만 고친 게 아니었습니다. 밤늦게까지 형제/자매님들과 얘기를 나누며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금요일, 주일 그리고 그사이 사이에 만나면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분들의 부부생활 그리고 육아를 하며 겪었던 어려움들을 들어보니 같이 공감할 수 있었고, 또한 저의 어려움을 공감해주셔서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었습니다.
     
    교제는 이렇게 서로를 격려하며 친해지고, 그러면서 점점 닮아가는 게 최종 목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쉽게 닮아갈 수 있는 것은 눈으로 보이는 외모인데 그렇게 생각해 보면 많은 종교 단체들이 어떠한 옷을 입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그래서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합니다. 그 예로 몰몬(Mormon)을 보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이 그렇고, Orthodox 유대인도 그렇고요.
     
    제 경험이지만 미국의 독림침례교인들도 많은 경우에 그렇습니다. 그것이 꼭 나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규칙적으로 외모를 똑같이 한다고 해서 정말로 닮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외모가 다르고 다른 조건들(나이, 성, 경제적 형편, 학벌)이 달라도, 마음 그리고 믿음, 다른 말로는 사고방식이 닮으면 그것이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저와 제 남편이 왜 미국에서 여러 독립침례교회를 다니면서 적응을 온전히 못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바른 말씀, 바른 성경을 찾아 교회를 다녔는데 그것만으로는 그 교회의 참된 지체가 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 교회들의 철학이나 비전이 저희와는 조금 달랐고 그래서 결론은 그 교회 교인들 닮기를  원치 않아 진정한 교제가 안 되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와 마음이 하나가 되어 본성과 비전이 닮는다는 것은 많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들이 싸우는 것이고, 심지어 같은 배에서 나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 형제.자매들도 항상 친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교회는 많은 것이 다른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닮고자 하는 곳이니, 교제는 절대 쉬운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면적인 교회생활이 아니라 의미가 있는 지체가 되려면 그 힘든 교제를 해야만 서로를 공감하게 되고, 그래야 하나가 되고, 그래야만 그 성과의 열매인 개인의 발전 그리고 교회의 발전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미국침례교회의 좋은 점들은 유지하고,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고, 성경에 없는 전통은 버릴 수 있는 것이 사랑침례교회의 철학과 특징인 것 같습니다.
    진리를 지키고 수호하기 위해서 서로를 닮고자 자신의 무언가를 버릴 수 있는 형제/자매님들이 이 교회에 있기에 사랑침례교회가 발전한 것이고, 저는 이것을 닮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미국에서 매주 다니는 교회보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이 교회가 더 친근한 것 같습니다.
     
    지난주에 중고등학생들이 한 스피치를 들은 후 여러모로 감탄을 했습니다.
    물론 어린 학생들이 정말 훌륭하게 준비하고 발표한 것에 감탄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더 기쁨과 소망을 준 것은 그 학생들의 우정입니다.
     
    아무리 선생님과 부모님들께서 시켰다고 해도, 서로가 격려를 안 하고 친하지 않았다면 나와서 스피치 하기가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스피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서로 교정을 해 줬을 것도 같은데 그것은 정말 친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의견이 달라 비난받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서로를 믿고,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우정의 계기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화와 교제는 이러한 우정을 키우고 서로를 닮아가게 도와주는 것 같습니다.
     
    다들 동감하시겠지만, 저의 새로운 기도 제목은 이 학생들이 계속 친해지고 닮아가면서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한마음으로 믿음 생활을 하는 것이고, 그것을 이어 이후의 세대들도, 저희의 자녀들도 자연스레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내년에 혹시 한국에 또 올 수 있다면, 그때는 남편과 함께 연서랑 사랑침례교회에서 주일에 예배를 꼭 드리고 싶습니다. 그 날을 기대하며 충전된 마음을 가지고 돌아갑니다.
     
    이번 방문에도 저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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