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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로는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조회수 : 8675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3년 6월 26일 16시 14분 30초
  • 다음은 <아이들에게 보내는 아빠의 편지> 2장입니다.
     
     
     
    2장 때로는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아빠, 제가 요즘 더 잘해보려고 하면 할수록 더 잘 안 되는 이유가 뭘까요?
     
    사랑하는 네이트에게
     
    데럴 할아버지도 그런 문제에 부딪혔던 적이 있었단다. 할아버지는 어릴 때 캘리포니아 주 벤추라에 사셨어. 할아버지도 보통 어린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하셨는데, 그중 하나가 야구였어.
     
    어느 봄날, 시카고 컵스 야구단이 할아버지 동네에 시범 경기를 하러 왔어. 텔레비전이 나오기 훨씬 전이었고, 미국 서부 전체에 메이저리그 야구단 같은 건 전혀 찾아볼 수 없던 그런 때였단다. 그러니까 그 야구단의 방문은 벤추라에 사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평생에 한 번 있을까말까 한 기회였던 거지.
     
    그런데다가 기적 중에 기적으로 할아버지가 컵스 팀의 배트 보이(경기 중에 선수들에게 야구방망이를 갖다 주는 소년-역주)로 뽑혔어.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 참 좋은 분이시라는 것을 증명하는 이 이상 좋은 증거가 어디 있겠니.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은 모두 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까지 경기장으로 몰려들었어. 할아버지는 선수 대기석이 있는 곳에 계셨지. 아이로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자랑스러움을 느끼면서 말이야.
    경기 후반에 컵스 팀 투수가 타자로 나가기 전까지는 모든 일이 다 잘 풀려나갔지. 그럭저럭 그 투수는 1루까지 나가게 되었어. 그때 어떤 사람이 할아버지에게 잠바를 하나 던져주면서 “그거 투수에게 갖다 주고 와.”라고 했어.
     
    할아버지가 메이저리그에서 공을 치고 나간 투수는 잠바를 걸친다는 걸 모르셨던 건지, 아니면 공을 치고 1루에 나가 서 있던 선수가 투수였다는 걸 모르셨던 건지, 아빠는 지금도 몰라. 어쨌든 할아버지는 1루로 달려가지 않고, 공을 던지고 있는 수비 팀 투수에게 달려가 잠바를 내밀었어.
     
    그러자 그 투수는 할아버지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고 할아버지는 어리벙벙해졌지. 그때 선수 대기석에 있던 어떤 사람이 다시 “투수에게 갖다 줘.”라고 할아버지에게 소리를 질렀어. 그래서 할아버지는 다시 그 투수에게 잠바를 내밀었지. 그러자 선수 대기석 뒤편 관람석에 있던 사람이들 “투수에게 주라니까!” 라고 소리를 쳤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합세를 해서 금방 관람석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다 그리고 마치 온 마을이, 아니 온 세상 사람들이 다 “투수에게 주라구! 투수에게 갖다 주라니까! 투수에게 갖다 줘!” 라고 외치는 것 같았어.
     
    결국 선수 대기석에 있던 감독이 나왔어. 그리고 내야 중앙에 서있는 이 가련한 어린 소년에게로 걸어가서 아이의 어깨를 팔로 감싸고 1루를 가리키며 “저 투수에게 갖다 줘” 라고 귀에 속삭여 주었어.
     
    어떨 땐 산다는 게 그래. 최선을 다하고, 잘하려고 노력하지만 생각처럼 일이 잘 풀려 나가지 않거든. 투수에게 잠바를 갖다 주라고 해서 그렇게 하려고 하는데 모든 게 다 꼬여버리는 거야.
     
    할아버지에게 어릴 때 일어났던 것과 같은 일이 우리에게도 종종 있지.
     
    우리는 일이 어떻게 되는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야. 우리는 이 세상일이 한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하고 일을 하는데 사실은 다른 방향일 때가 있거든. (예를 들어, 우리는 돈이 많이 든 월급봉투를 가져다주면 가족을 잘 부양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가족들이 원하는 건 사실 그게 아니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는 것 같은 거지.)
     
    운이 좋다면, 그 감독처럼 다가와서 어깨를 감싸면서 우리에게 1루를 가리켜 주는 사람을 만나게 될 거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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