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교회의 크기에 대한 생각을 잠시 나누려고 합니다.
얼마 전에 우리 교회에 출석하는 매우 신실한 성도 한 분이 “목사님은 앞으로 우리 교회가 얼마나 커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라고 묻기에 “글쎄요. 저는 처음부터 교회 크기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라고 답했더니 그분은 “우리 교회가 바른 진리를 선포하며 이 땅에서 바른 교회의 모습을 보이려면 적어도 만 명은 모여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주님의 일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만 명이 모이는 교회라니!” 생각도 해 본 적이 없는 큰 숫자라 좀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하나님께서 바룩에게 주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너는 그에게 이같이 이르라. {주}가 이같이 말하노라. 보라, 내가 세운 것을 내가 헐며 내가 심은 것을 내가 뽑으리라. 이 온 땅이라도 그리하겠거늘 네가 너를 위하여 큰일들을 구하느냐? 그것들을 구하지 말라. 보라, 내가 모든 육체에게 재앙을 내리리라. 그러나 네가 가는 모든 곳에서 내가 네 생명을 네게 탈취물로 주리라. {주}가 말하노라.”(렘45:4-5)
또 얼마 전에는 멀리 외국에 계시는, 역시 신실한 성도 한 분이 권면의 말씀을 보내주셨습니다. “목사님, 교회가 500명이 넘으면 안 됩니다. 그러니 500명이 되면 빨리 분가를 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답하였습니다. “형제님, 500명이 돼서 분가를 하든지 그냥 있든지 그것은 제가 할 일이 아닙니다. 일단 함께할 목사가 있고 그분을 따르는 성도들이 있어야 교회를 나누지요. 저는 인위적으로 그런 일을 못합니다.”
저희 교회에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기존 교회에 염증을 느낀 분들이고 특히 큰 교회에서 목사들의 여러 비리를 보아왔기에 “교회는 절대 크면 안 된다. 100명, 200명 혹은 많아야 300명이면 족하다.”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현재 저희 교회가 성장하는 것을 불안한 눈으로 보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최근에 교회를 옮긴 분들 중에도 “교회는 작아야 한다. 송내 시절에 200명이 딱 좋았다.” 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사랑침례교회는 절대로 건물을 가지면 안 된다. 교회 건물이 문제다.” 등과 같은 비정상적인 발언을 합니다.
과거의 좋지 못한 경험이 있어서 나름대로 어떤 생각을 정립하고 그것을 관철시키려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과거 출석하던 혹은 알고 있던 교회들의 잘못된 관행으로 인해 자신 안에 어떤 기준을 세운 분들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이 기준을 하나님의 뜻과 개별 지역교회의 상황을 고려해 바르게 적용하지 않고 무작정 자신이 가진 잣대만으로 적용하고 분별하면 편견에 의한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판단을 하게 됩니다.
교회는 내 생각대로 움직여지는 조직체가 아닙니다.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이시고 우리 속에 거하는 성령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우리를 물 흐르듯 따라야 합니다. 2,000년 전 예루살렘에 초대 교회가 설립되었을 때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하루에 3,000명이 구원받았고 날마다 사람들이 교회에 더해졌습니다(행2장). 또 얼마 뒤 베드로와 요한의 설교를 듣고 남자만 5,000명이 믿게 되었습니다(행4:4). 그러므로 남녀노소 합치면 예루살렘 교회에는 적어도 20,000명의 성도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 당시 예루살렘의 시민의 수가 10만명가량이었으므로 전체 시민의 5분의 1일이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물론 한 교회였습니다. 그런데 행7장에서 스데반 사건이 일어나 사도들을 제외하고는 교회의 대부분 성도들이 핍박을 피해 어쩔 수 없이 예루살렘을 떠나게 되었습니다(행8:1). 그래서 예루살렘에는 많아야 100명 정도의 성도만 있게 되었고 나머지는 온 세상으로 나가 복음의 증인이 되어 행1:8의 명령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정립된, 교회의 크기에 대한 저의 생각은 한마디로 “내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처음 교회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한 번도 교회의 크기에 대해 고민한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적당한 때에 적당한 사람들의 적당한 교회를 주시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자꾸 더해져서 앉을 자리가 없어서 고민하고 심지어 몇 달 동안 불면증을 앓는 지경에 이르렀어도 교회의 크기 자체로 고민한 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어떻게 나의 모든 것을 동원하여 진리를 찾아 먼데서부터 여기까지 오는 이들을 섬길 수 있을까만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실제로 행동으로 실천하였고 그 결과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런 교회가 있어서 10월 9일에는 30대의 16가정이 주님 안에서 즐겁게 놀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9명의 30세 이상 청년들이 자기들만의 모임을 가졌다는 기쁜 소식을 듣고는 그저 내 할 일을 다했다는 생각만 합니다. 다른 것이 없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정상적인 목사의 심정일 것입니다. 누가 무어라 해도 저는 오직 대다수 성도들을 기쁘게 하는 일을 할 것입니다.
앞으로 교회를 나누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저는 어느 지역의 성도들이 적정한 수가 되고 거기를 목회할 수 있는 분이 있으면 그 목회자와 성도들이 같이 나가 원하는 곳에 지역 교회를 세우고 우리 교회는 여러 면에서 그 교회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것은 앞으로 계속해서 유효한 말입니다. 그러므로 저와 온 성도들이 하나님께 기도하여 여러 지역에 목회할 수 있는 분들을 보내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신학원도 운영하고 있고 모든 신학원 강의를 인터넷에 올려 누구나 듣게 하고 있습니다. 신학원을 안 다녔어도 얼마든지 그런 강의를 듣고 소명을 받아 확신 있게 목회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크게 하든 적게 하든 나누든 그것은 하나님께서 적당한 때에 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일단 이 교회에 오시는 분들을 정성껏 최선을 다해 섬기면 됩니다. 그것이 주님의 제자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자기 생각속의 어떤 인위적인 숫자의 잣대를 가지고 교회의 크기 등에 대해 주장하지 말기 바랍니다. 이런 것은 성령님의 인도에 맡기고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만 성실히 하면 됩니다.
이제 주일 오전 참석 인원이 400명 정도로 늘면서 여러 배경을 가진 분들이 이 교회에 더 많이 올 것입니다. 앞으로 오실 분들과 또 이미 오신 분들 중에서 교회의 앞날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기에 교회의 크기에 대한 목사의 생각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여 간단히 적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이 교회를 통해 이루시고자 하는 일들이 평안한 가운데 온전히 이루어지기만을 간절히 소원합니다.
샬롬
패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