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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틱한 간증의 함정(구굿닷컴 이영주 기자의 2006년 12월 25일자 글 )조회수 : 6390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년 6월 23일 15시 20분 23초
  • 드라마틱한 간증의 함정


    간증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교회는 우선 간증인의 일시적 변화보다는 삶의 과정과 열매를 꼭 확인해야 한다.

     

    ‘간증’은 그리스도의 한 몸된 지체가 자신의 신앙적 체험을 교회 공동체 앞에서 고백하며 하나님의 존재를 증언하는 일이다.


    하지만 은혜로운 체험을 전한 간증인이 이후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면 교인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등의 문제가 생기므로 전문가들은 ‘간증인 선정 과정에 주의를 요한다’는 의견이다.


    유명할수록 간증의 효과가 크다?


    간증은 교인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믿음을 고취시킬 뿐만 아니라 비기독인을 회심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온다. 간증인의 신앙적 체험이 드라마틱하거나 지명도가 높은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오늘날 많은 교회들은 이러한 사람을 발견하면 앞 다퉈 섭외하는 실정이다.


    지난 15일, 한 탈북 여성 누드 사이트가 공개돼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 준 바 있다. 문제의 탈북 여성은 2004년 KBS 인간 극장의 5부작 다큐멘터리에 소개되면서 남한 사회에 유명인으로 떠올랐던 인물이다.


    방송 후 그가 기독인으로 알려지자 많은 교회는 그를 간증인으로 초청해, 북한의 공훈 배우 출신인 그가 어떻게 하나님을 믿게 됐는지 듣고자 했다. 그는 누드 사이트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에도 압구정 S 교회에 초청돼 간증 집회를 인도했다.


    한때 우리나라 3대 조직 폭력배를 이끌었던 J씨, 그는 1990년대 이뤄진 범죄와의 전쟁 때 수감돼 감옥 생활을 하던 와중에 극적으로 회심했다. 이후 그는 여러 중대형 교회의 간증인으로 초청됐지만 여러 사회적 비리와 연관돼 여러 언론에 오르내렸다.


    그의 간증을 들은 Y교회 대학부 L씨는 “교회에서 그의 간증을 듣고 큰 감명을 받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몇 달 뒤 그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를 접하면서 무척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렇게 간증인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면 그의 간증을 접한 교인들의 신앙성장에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OO성결교회 지형은 목사는 “회심했다는 간증인이 사회적 비리에 연루되면, 그의 간증을 들은 교인들 중 성숙한 교인들은 그를 위해 기도할 수 있다”며 “하지만 믿음이 약한 교인들은 신앙에 회의를 갖게 된다”고 밝혔다.


    이웃의 간증보다 유명인의 간증이 더 좋아


    이러한 현상은 시장과 경쟁 논리에 치우친 교회가 성급하게 간증인을 선정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부작용이라고 한다.


    서울신학대학교 설교학 정인교 교수는 “이는 개교회 성장주의에 빠져 있는 교회가 간증인의 내재적 변화를 간과하고 그의 사회적 지명도나 표면적 변화를 따라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마치 방송국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자극적 소재를 사용하는 것처럼, 교회도 교인들의 참석과 즉각적인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극적인 간증 사례를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서정민 교수는 “대중 매체에 길들여진 요즘 세대는 간증인의 회심과 변화의 정도가 커야 감동받는다”며 “이에 따라 교회도 간증인의 신앙 체험이 드라마틱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대형화되고 공동체성이 희박해지면서, 교인들의 관심이 외부로 향해 있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한다.


    서정민 교수는 “오늘날 교회의 간증 문화는 현대 사회 단면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일반인들이 연예인의 스캔들과 취미는 낱낱이 알면서도 이웃에게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교인들도 사회적으로 저명하거나 잘 알려진 사람에게 더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교회 공동체 내에 간증 사례는 모르거나 간과하게 되고, 그 결과 외부에서 간증인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회심이 곧 성숙이란 등식 버려야


    간증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교회는 우선 간증인의 일시적 변화보다는 삶의 과정과 열매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한다.


    정인교 교수는 “간증인의 회심은 그의 인생의 진로가 바뀐 것을 의미할 뿐”이라며 “따라서 교회는 간증이 금전적 자금조달을 위한 수단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간증인의 삶의 변화와 열매에 주목해 선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간증인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간증을 듣는 이의 자세도 중요하다.


    서정민 교수는 “간증인의 회심은 자신의 신앙적 체험을 고백하는 것이지 윤리적 변화까지 확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간증을 듣는 교인들도 ‘극적 회심’이 곧 ‘신앙의 성숙’이라는 등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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