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위원회가 소비자의 거래 내역을 들여다보겠다는 법안을 들고 나왔다. 네이버, 카카오 등 개인들이 포인트로 산 거래내용을 정부가 수집하고 관리하는 법안을 추진하려고 한다. 이에 한국은행은 “금융위가 빅브라더가 되려 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빅브라더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나오는 가공의 독재자로 모든 국민을 감시하는 사람을 말한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돈의 흐름을 장악하면 전체를 장악하게 된다. 이것이 전체주의가 아니면 무엇인가? 지금 대한민국에 전체주의 망령이 떠돌고 있다.
전체주의는 정치적 체제를 말한다. 공산주의는 경제적 체제를 말한다. 공산주의는 반드시 전체주의를 택하게 되어 있다. 북한 전체주의의 머리는 ‘수령님’이다. 전체주의에 대응하는 체제가 자유민주주의이고, 공산주의에 대응하는 체제는 자유시장경제이다. 자유시장경제는 개인이 자신이 책임을 지고, 물건을 만들고 자신의 책임에 의해서 만든 물건을 교환하며 살아가는 체제를 말한다. 공산주의는 국가가 생산수단을 장악하고, 국가에서 생산량을 결정하고 각 사람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를 배분하는 체제이다.
근래에 공적 마스크, 공공 주택 등 유독 ‘공공’이란 단어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런 대목에서 우리는, ‘국가가 모든 것을 소유해야 한다.’라는 공산주의, 전체주의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아래는 레이몽 아롱(프랑스, 청년 시절 공산주의에 심취했다가 전향)이 제시한 전체주의 특징이다.
1. 국가 권력을 독점하는 정당의 존재(일당독재) - 복수정당을 허용하지 않는다. 소련, 중국, 북한 등을 보면 복수정당이 없다.
2. 국가 공식 이데올로기의 존재 - 북한은 주체사상이라는 공식 이데올로기가 있다. 국민의 다양한 의견은 존재할 수 없다.
3. 공식 이데올로기를 사회 전체에 강요하기 위한 폭력과 선전 수단을 국가와 당이 독점 - 공식 이데올로기로 통제하고 따르지 않으면 반동분자로 몰아 정치범 수용소에 숙청한다. 언론은 당의 기관지며 반드시 지시를 받아야 한다.
4. 국가의 직접적 통제를 받는 경제체제 - 이걸 통제경제라고 한다. 생산량을 국가가 결정한다. 모든 생산을 국가가 계획하고 실행한다. 일하는 곳까지 국가가 지정하고 통제한다.
5. 개인의 모든 범죄는 경찰의 체포 대상 - 모든 범죄가 이념적으로 해석되고, 부당하다고 항의하면 이유 불문하고 수용소로 보내거나 처형한다.
1948년 북한과 대한민국은 각기 다른 정치체제와 경제체제를 선택하고 70년이 훌쩍 지났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에 드는 경제대국이 되었고, 북한은 남의 것을 강탈하거나 빌어먹어야 생명을 연장하는 거지국가가 되었다. 이 정도면 어떤 체제가 우월한지 삼척동자도 안다. 그런데, 왜? 전체주의의 망령이 떠돌고 있단 말인가? 너무나 답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