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안다고? 사무엘상 1장에는 마지막 사사(재판관)인 사무엘이 태어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무엘이 태어나는 과정에 제사장 엘리와 엘가나의 아내 한나가 나온다. 엘가나에게 두 아내가 있었는데, 하나의 이름은 한나요, 다른 하나의 이름은 브닌나다. 브닌나는 아들이 있었으나 한나는 아들이 없다. 아들이 있는 브닌나가 아들이 없는 한나를 심히 자극하여 애타게 한다. 브닌나는 주의 집으로 올라갈 때에 해마다 한나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속이 상한 한나는 울고 먹지도 아니한다. 이때 한나는 여러 가지 대응을 할 수 있다. 브닌나와 대판 싸울 수도 있고, 남편 엘가나에게 요청하여 중단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한나는 하나님께 기도로 나아간다. 눈물로 기도한다. 혼이 쓰라린 가운데 주께 기도하며 통곡하며, 맹세로 서원하여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아보시고 기억하시며 잊지 아니하사 사내아이를 주시면 내가 그를 주께 드리되 그의 전 생애를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 라고 기도한다. 그녀가 주 앞에서 계속 기도할 때에 제사장 엘리가 그녀의 입을 주시하였는데, 그때에 한나가 마음속으로 말하매 그녀의 입술만 움직이고 그녀의 음성은 들리지 아니하므로 엘리는 그녀가 취한 줄로 생각하고, 네가 어느 때까지 취해 있을 거냐며 당장 포도주를 치우라 한다. 한 여인이 혼이 쓰라린 가운데 주께 기도하고 있는데, 제사장인 엘리는 술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사장의 분별력이 많이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분별력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바른 생각을 하는 능력이다. 무엇을 올바로 헤아려 알거나 또는 무엇이 무엇과 서로 다르거나 같은 점을 헤아리는 제사장의 분별력이 이 정도 밖에 되지 않을까 의아해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볼 점은 상대방의 마음을 얼마나 헤아릴 수 있느냐이다. 아들이 없는 여인의 고통을 얼마나 알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한꺼번에 장모, 아내, 딸을 잃은 제럴드 싯처(『하나님 앞에서 울다』의 저자)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 가족을 잃은 슬픈 사람의 마음을 알면 얼마나 알 수 있을까? 우리는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에게 “네 마음 알아!” 라고 쉽게 말한다. 이때 상대방이 안고 있는 슬픔과 고통의 깊이와 넓이를 정말로 안다는 것일까?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고, 받아보기도 했다. 나의 경험상 10분의 1도 모른다. 감수성이 많이 약한 나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보려고 더욱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오늘따라 아래 성경구절이 더더욱 다가온다.
기뻐하는 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슬피 우는 자들과 함께 슬피 울라.(로마서 12장 15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