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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식 준비와 결혼 준비조회수 : 4378
    • 작성자 : 이규환
    • 작성일 : 2023년 2월 23일 11시 14분 47초
  • 결혼식 준비와 결혼 준비

     

    상담을 하다보면 우스운 사연도 접하게 되고, 슬픈 사연도 접하게 된다. 오늘은 우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사례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소개하는 이유는 우리 교회에 아직 결혼하지 않는 성도님들과 앞으로 자녀들을 결혼시킬 부모 성도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이다.

     

    내담자(결혼한 지 2년 만에 이혼한 33세 여성)는 할 말이 많았다. 결혼 후 2년 내내 남편과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이 남자 잘못 만난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견디다 보면 좋아지겠지라고 남편을 믿었지만 모든 것이 허사가 되고 말았다고 했다. 이 여성은 어떤 부분에서 남편과 부딪쳤을까? 그 사연은 아래와 같다.

     

    첫째, 치약 사용하는 문제. 결혼하면 치약을 같이 사용하는데, 남편은 치약을 짤 때, 항상 배를 눌러서 짠다는 것이다. 치약을 밑에서부터 밀어 올려놓으면, 여지없이 배를 눌러 사용한다는 것이다. “제발 그렇게 하지 말라.” 고 주의를 주는데도 "치약 짜는 것까지 간섭하느냐?" 며 화를 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둘째, 정리정돈 문제. 양말을 아무데나 벗어 놓는다고 했다. 그나마 양말은 애교로 봐 줄 수 있는데, 옷도 여기 저기 아무데나 벗어 놓는다고 했다. 아내는 "어떻게 자기가 입는 옷을 아무데나 벗어 놓을 수 있느냐?"며 옷걸이에 걸도록 했지만 잘 고쳐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청소를 좀처럼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은 "한 달에 한번 정도 몰아서 하면 된다."는 말만 녹음기처럼 반복하니 당연히 청소는 자기 몫이었다고 했다.

     

    셋째, 뜬구름 잡는 얘기. 남편은 입만 열면 5년 후, 10년 후 얘기를 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이 남자 꽤 괜찮은 남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살아보니 돈벌이(월급)도 시원찮으면서 말로만 그럴듯하게 미래를 얘기만 할 뿐,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었다고 한다. "제발 뜬구름 잡는 얘기 그만하고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하면, 발끈하며 화를 낸다고 했다.

     

    넷째, 약속시간 지연 문제.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보다 항상 늦게 나타난다고 한다. 한 번도 제 시간에 도착한 적이 없다고 한다. 늦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왔으면 됐지, 뭘 따져? 라고 반문한다고 했다.

     

    이 여성은 여기까지 말하고는 한참 동안 울었다. 연애할 때, 그렇게 멋있어 보이던 남자가 왜 이렇게 달라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하면서...

     

    그건 달라진 게 아니라, 원래 남편은 그런 사람이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디퍼런스(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내면적 고유한 특성) 상으로 보면, 남편은 의사결정이 늦은 편에 속하는 유형이고, 아내는 의사결정이 빠른 편에 속하는 유형이다. 아내는 오합지졸을 싫어하고, 질서가 없는 것을 잘 참지 못한다. 남편은 그때마다 상황에 대응하는 유형이다. 남편은 미래지향적이고, 아내는 현실지향적이다. 그래서 남편은 미래를 자주 언급한 것이고, 아내는 지금-현재에 초점이 맞추게 된다. 그래서 사사건건 부딪치게 된 것이고 이러한 부분이 이혼 사유의 80%를 차지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이 여성은 내가 왜 그것을 모르고 결혼을 했을까후회가 된다고 했다.

     

    사실 이것(4가지 사례)은 이혼할 거리가 아니다. 상대방이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결혼했으면 애교로 봐 줄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다 똑 같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런 걸 이유로 이혼하면 대한민국에 이혼하지 않을 부부는 없을 것이다. 이들 부부가 이혼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결혼식 준비가 아닌 결혼준비와 관련이 있다.

     

    스드메라는 용어가 있다.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이 그것이다. 3가지를 결정하고 예식장을 결정하면 결혼식 준비가 거의 끝난다. 예식장만 잡는데 최소한 6개월 전에 잡는다.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를 알아보고 또 알아본다. 예비신랑과 예비신부가 스튜디오에 가서 온갖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을 촬영한다. 예비신부는 어떤 드레스가 마음에 드는지 수차례 입어보고 드레스를 결정한다. 그리고 결혼식 바로 전에는 최상의 메이크업을 한다. 결혼식 준비에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평생 한번 있는 결혼식이라며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준비를 한다. 이것이 결혼식 준비다.

     

    연애 때는 상대방의 매력에 빠져 좋은 모습만 보게 된다. 서로 사귈 때는 서로가 잘 보이려고 포장을 하게 되어 있다. 상대방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연애 때 가졌던 상대방의 환상이 깨지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막상 결혼을 하고 함께 살기 시작하면 전혀 다른 상대방의 모습을 보면서 당황해 한다.

     

    그러면서, 남편(신랑)은 아내(신부)에게 이런 여자인 줄 몰랐다.” 아내(신부)는 남편(신랑)에게 이런 남자인줄 몰랐다.” , 서로가 서로에게 속였다고 언성을 높여 싸운다. 속인 것이 아니라 그런 모습이 나타날 기회가 없었던 것뿐이다.

     

    대부분의 커플들은 결혼식 준비는 열심히 하지만 결혼 준비는 소홀히 한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식 준비가 결혼 준비로 알고 있다. 행복한 가정이 되기 위해서는 결혼식 준비도 중요하지만 결혼 준비가 훨씬 더 중요하다. 진정한 결혼 준비는 배우자가 될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잘 아는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이고 하는 것은 결혼의 목적도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배우자가 내 목표를 이뤄줄 것으로 기대하거나 이뤄줄 것으로 착각하면 절대로 안 된다. 내가 이루지 못한 목표와 꿈을 배우자가 이루어줄 것으로 생각하는 결혼은 오래 가지 못한다. 반대로 내가 배우자의 목표와 꿈을 이루어 주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예비 신랑, 신부에게) 이것이 자신이 없으면 결혼을 하면 안 된다고 권고한다.

     

    그러므로 남자가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자기 아내와 연합하여 한 육체가 될지니라. 그들 곧 남자와 그의 아내가 둘 다 벗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더라.(창세기 2장 24절~2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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