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로부터 히브리서에 이르는 14개 바울 서신서에 접하여 무척 궁금해하던 때가 있었답니다. 사도 바울은 도대체 누구한테서 그토록 위대한 진리의 말씀을 들었을까, 바로 그 점을 말입니다.
로마서 내용 일부만 대충 짚어보더라도, 불의를 향한 하나님의 진노(1:18-32), 믿음을 통한 하나님의 의(3:21-26), 아담과 그리스도(5:12-21), 죄를 향해서는 죽고 의를 향해서는 살아 있다(6:1-14), 죄의 종에서 의의 종으로(6:15-23), 율법에서 벗어남(7:1-12), 율법은 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7:13-25), 그리스도 안에는 정죄함이 없음(8:1-11), 성령을 통해 양자 됨(8:12-17) 등등의 그야말로 심~~~오한 진리를 구약성경 조각들 이리저리 짜맞춰 알아낼 수는 없는, 절대로 그럴 수는 없는 일이잖습니까. 위 궁금증에 대한 답은 일단 성경에 나와 있다고도 할 수 있겠군요. ‘내가 선포한 복음은 사람을 따라 나지 아니하였느니라. 나는 그것을 사람에게서 받지도 아니하고 배우지도 아니하였으며 다만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에 의해주어졌느니라’라고, 갈1:11-12에 기록되어 있으니까 말입니다. 원래 궁금증이라는 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법. 예수님으로부터 직접 계시, 즉 1:1 PT 받은 건 그렇다 치고...그렇다면...정확히 언제 어디서 어떤 내용의 계시들을 받았을까, 그 점이 또 새로이 궁금해지더군요. ^^ ‘자신의 은혜를 통해 나를 부르신 하나님께서 내가 자신의 아들을 이교도들 가운데서 선포하도록 그분을 내 안에 계시하기를 기뻐하셨을 때에 아라비아로 들어갔다가 다시 다마스쿠스로 돌아갔노라. 그러고 나서 삼 년 뒤에 내가 베드로를 보려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그와 함께 십오 일을 보냈다’라는 갈1:15-19 말씀은 위 새로운 궁금증 관련 약간의 단서 정도를 제공할 뿐, 답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말씀 내용을 분석해 보면...1:1 PT 장소는 아라비아...뿐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참 아리끼리하죠. 아라비아에서 꼬박 삼 년 보낸 것도 아닌 것 같거든요.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마스쿠스로 돌아갔다...가 다시 아라비아로 갔다라는 말은 안 나오는 걸 보면 말입니다. 위 갈1:15-19 말씀뿐 아니라, ‘계시들이 넘침으로 말미암아 내가 분량 이상으로 높여지지 않게 하시려고 주께서 내 육체 안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다’라는 고후12:7 말씀 등으로 짐작컨대, 예수 그리스도를 포함한 삼위일체 하나님께서는 바울에게 많은 특별한 계시들을 주셨던 것 같습니다. 위 말씀 구절들로 인하여, 언제 어디서 어떤 내용의 계시들을 주셨을까...가 더욱 궁금해지곤 했습니다. 가끔 인터넷상을 뒤적거려 보았습니다만, 제가 궁금해하던 그런 내용에 관한 자료들은 없더군요. 엊그저께 구입한 신학원 마지막 과목 필독서 무려(^^) 세 권 가운데 ‘은혜와 근성의 사람 바울’(찰스 스윈돌 지음, 곽철호 옮김)이라는 책이 특별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 속에 혹시 제 궁금증들에 대한 답이 있을...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로 거의 총알 같이 읽어보았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절대로(^^) 그토록 빨리는 안 읽어보죠. ‘어찌하여 네가 나를 핍박하느냐’ 사건 이후 삼 년 동안의 행적, 뭐 좀 알아냈냐구요? ^^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책 내용에 따르면, 바울의 아라비아 생활에 관해 연구한 사람들 많았던 것 같습디다만, 제가 찾고 있던 답은 안 나와 있었습니다. 답은 아니었습니다만, 마치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한 글이 있더군요. 해당 부분만 옮겨 적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성경이 어떤 문제에 대해 침묵하면 학자들과 신학자들은 여러 이론들을 가지고 그 빈곳을 채우려고 한다. 바울이 아라비아로 간 여정의 목적에 대해 전혀 말하지 않으므로 여러 가지 제안들이 넘쳐난다. (중략) 진리는, 우리는 모른다는 것이다. ... 더 이상은 궁금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분량을 몰라도 유분수지, 그렇잖아도 제안들 넘쳐나는 그런 곳에 얼쩡거려 봤자 다치는 일밖에 더 있을까 싶어서...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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