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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시안 해변의 오후조회수 : 10695
    • 작성자 : 장해리
    • 작성일 : 2010년 8월 25일 17시 46분 31초
  • 예수님 안에서 사랑하는 사랑침례교회 모든 형제 자매님들께,


    마시안 해변의 모래들과 진흙들과 바닷물과 대기들이 제몸에 남겨준 촉각의 기억으로 이글을 씁니다.


    우선 주일 오후의 작은 소풍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
    차인영 자매님(제가붙인 별칭 드라이브 여왕)과
    집으로 가는 직통열차가 연결된 인천공항(그러고 보니 어린 에스더가
    이곳을 통해 미국으로 공부하러 갔겠군요.bon voyage,bon courage,bon travail~!-
    여행잘해, 용기잃지말고 힘내, 공부열심히~!)
    까지 태워주신 청홍자매님께 감사 전하는 것으로,
    또 마시안해변에서 함께 시간을 누렸던 사랑침례교회
    성도님들 모두께 감사 전하는 것으로
    이 감상문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언젠가 리네타와 함께 북악 스카이웨이 드라이브를 아주 멋지게 시켜주셨던
    차 자매님차에- 마침 규빈이의 양보에 힘입어-또 한번 동승할 수 있게되어
    참으로 기쁘게 마시안 해변을 향해 갈 수 있었습니다.
    개통된 이후 처음으로 건너본 인천대교를 지날땐 멀리 보이는 송도 신도시가
    마치 얼마전에 보았던 영화 인셉션의 주인공 커플이 꿈꾸던 세상과 흡사하여
    아마 그네들이 한국을 보고 자신들의 꿈세계를 만들었을꺼라고
    차안에서 농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영화에서 그 커플은 파국을 맞습니다.
    아마도 삭막한 환타지를 꿈꾸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이며
    저라면 제애인과 에덴동산을 꿈꿨을 거라고 하니 함께 동승중이던
    백화자 자매님과 운전중인 차자매님이 깔깔웃음으로 화답해 주시더군요.
    반면, 그곳 송도 신도시 풍경은 몇년전 여행했던 도쿄 오다이바의 빌딩숲들을
    연상하게도 해주어 무척이나 반갑기도 했습니다.
    은하철도 999의 향수를 갖고 있는 저로서는
    그당시 늦은밤 모노레일을 타고 간척지를 개간
    하여 만든 수많은 빌딩숲들 사이를 미끄러지듯 지나갔던
    환상적인 경험을 잊을 수가 없거든요.
    마시안을 향해 달리는 차창 밖으로
    끝간데 없이 펼져진 인천대교와 송도 신도시 풍경과
    기중기같은것이 달린 커다란 배들이 띄엄띄엄
    떠있는 바다가 회색빛깔의 펼쳐짐속에서 제눈에 하나로 보일때는
    깊은 매혹에 사로잡히기도 했습니다.


    바닷가에 왔습니다.
    혹시 준비했던 썬글라스가 오후의 강렬한 태양빛과의
    직접접촉을 막아주어 제눈은 썬경계경보를 해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몸이 훨씬 가볍고 릴렉스 해졌지요.
    백화자 자매님과 따뜻한 바닷물이 간질거리는 모래해변을 맨발로 걸었습니다(수평선을 바라볼때 왼쪽 방향으로 한참을 걸었습니다).
    걷는 방향 왼쪽으로 소나무 숲이 있었고 저 멀리 검은색 가오리연이
    펄럭거리고 있었는데, 그 가오리녀석 참 멋졌습니다~.
    조개를 주으며 늦여름 오후의 해변가를 걷는 기분이 썩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김없이, 영화 콘택트에 등장하는, 조디포스터가 불시착한
    해변이 오버랩되기도 했고, 프랑스의 영화감독 에릭 로메르가 만든 영화 '여름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면서, 저는 제 상상속의 풍성한 해변의 이미지들과 조우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해변을 되걸어 첨 출발지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수평방향이 아닌 차츰 물이 빠지고 있는 저 멀리 수평선을 향한
    수직방향의 바닷길이 걷고 싶어졌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일정 거리의 바닥이 울퉁불퉁한 진흙 바닥을 첫단계로 통과해야만 하는데
    미끄덩거리는 진흙 느낌을 꺼려하셨던 화자 자매님은
    이번 저의 모험엔 동참하지 않으셨어요.


    가는 초입부터, 곤란에 처한 진희 자매님을 만났습니다.
    윤아가 잃어버린 한짝의 꽃분홍색 샌들의
    행방을 찾기위에 진흙더미를 조심조심 더듬고 계셨는데
    이내 포기하시기에 저는 긴 생머리 그녀를
    뒤로 하고 또 걸었습니다. 한발짝 한발짝.
    조개 캐기에 여념없으신 활력 넘치는 이호임 자매님도 만나고,
    진리침례교회 김신녀 자매님의 어머니시기도한
    박미선자매님과, 함께 짝궁처럼 계셨던 그녀의 절친 자매님
    (그분의 성함을 미처여쭙지 못한것이 아쉽네여~)
    도 만났어요, 공주님(병?^^;) 은희자매님도 만나고,라니 자매님과 혜민이와 또 그 사촌 가족들도 만나고..
    그러면서 걷는중에 저는
    이날의 하이라이트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유금희자매님!



    그녀로부터 선물받은 자료가 풍족히 실린 스터디 성경을
    저는 잘 보관(만?!)해두고 있지요;;
    그녀의 친구 이야기를 적어준 꼼꼼한 편지와 함께.
    바로 그녀를, 물을 밀어내놓고 자기 살갗을 드러낸 실크카펫처럼
    부드러운 바닷 바닥위를 걷는 중에, 만난것입니다~!
    노란색 반팔셔츠에 검정 긴바지를 입은 그녀와
    저는 우리가 갈 수 있는 수평선 가까이, 저 멀리까지 걸어가 보자는 생각으로
    일심이 되었고 같이 걸었지요.
    수평선 쪽으로 가까워 질수록 물은 깊어졌는데 제 허벅지를 넘지는 않았고
    바닥은 멜로디의 선율처럼 부드러운 곡선들의 엠보싱들로 평평히 펼쳐져 있었어요.
    말할 수 없이 따뜻한, 넘실대는 황토빛깔 바닷물은
    우리의 사방에서 끝없는 미소를 보내주었습니다.
    아 황홀한 시간이어라~ 이렇게 바닷물이 따뜻할줄은, 이렇게 바닥이 부드러울줄은,
    이렇게 물결이 찰랑 찰랑 너울 거릴줄은,
    이렇게 따뜻한 빛깔일 줄은, 조금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꿈결에서나 느꼈음직한 아득한 촉감을 느꼈어요.
    석양빛 하늘의 구름들 사이로 은은히 비치는 빛의 고즈넉함 속에서
    바닷결의 감촉에 휘감겨진 어떤 작은 존재가 느낄수 있는 것이라곤
    하나님과 성령님과 예수님의 사랑
    말고는 달리 다른 것이 있을 수 가 없었습니다.



    그때 멀리 뒤에서 우리를 부르는 듯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더 이상 앞으로 가지 말라는 뜻인가?
    생각하며 뒤돌아 보니 한무리의 형제님들께서
    어딘가를 마구 손짓하십니다.
    금희자매님과 저는 자동적으로 왼쪽위를 올려다 보고는
    즉각 손가락을 치켜올려 그것을 가리키며 외마디 탄성을 질렀습니다.
    무지개다! 투명하게 빛나는  무지개가 바로 우리위에 떠 있었어요!!
    선명한 빛깔의 아름다운 그 무지개와 가장 가까이 있다는 사실속에서,
    기쁨이 마구 생성되고있는 상황 속에서,
    저는 속으로 간절한 기도가 되어 하나님 아버지를 불렀습니다.
    그때 떠오른 이미지 하나가 있었는데,
    바로 프랑스의 화가 밀레의 '만종'속에 등장하는 기도하는 두 사람이었어요.
    제 머리속에서 이미 클리셰가 되어있던 이 그림이
    살아 움직였던 유일한 순간이었다고나 할까요.
    말아올린 치마뭉치를 잡고 간절한 기도를 맘속에서 무언으로 외칠동안
    금희 자매님은 제곁에 조용히 계셔주었어요.
    그리고 우리는 또 걸었습니다.
    큰 탑은 이미 지난 상태였고 쇠철봉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수평으로 박혀
    있는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멈추었습니다.
    자매님이 발밑 그물들을 조심하라고 수차례 주의를 주십니다.
    우리는 작은 조개류의 껍질들로 뒤덮힌 쇠봉을  왼쪽것 하나
    오른쪽것 하나 차례로 만져주고 더불어 저는 금희 자매님 손등까지 덮어 만져보며
    우리만의 작은 광할한 모험을 종료했습니다.
    어떤 아쉬움의 기쁨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시 해변가를 향해,
    형제 자매님들이 계신곳을 향해 걸었습니다.
    예수님을 더 가까이 느끼고 더 품은채 말입니다.



    장해리 드림.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1-06-21 02:17:40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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