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본사 영업부 근무때의 일입니다. 회사 사장님 동생분이 포도밭 농사를 했는데 한해 전에 병환으로 농사를 접었고 금년에는 방치된 채 있다고 하는 정보가 입수되었습니다. 금년에는 아무도 포도를 거둘사람이 없으므로 가을녘에 가면 포도를 제법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했읍니다. 영업부 직원중에 몇 명을 차출해서 보내기로 결정을 하고, 기대에 부풀어서 차량편을 배정하고 땅이 질고 뱀이 있다고 하니 장화도 준비했답니다. 좋은 송이의 포도만 박스에 담아서 나누어 줄 사람들의 명단도 작성하고 출발을 했습니다. 그날이 일요일이라 저는 참석을 못했고, 월요일 아침이 되서 포도를 얼마나 가져왔냐고 물어보았더니 허탕치고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사전에 답사를 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왠일인지 말라 비틀어진 꼬다리만 있었지 단 한송이의 포도송이도 건질 것이 없었답니다. 포도나무에 가지를 쳐주고, 비료를 주고, 봉다리를 씌워주는 농부의 손길이 없이 자연적으로 열매맺지 않는다는 것을 도시민들이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주님의 돌보시는 손길이 없는 우리의 방치된 삶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건축”이란 책에 나오는 내용 한 단락을 소개합니다. 한 농부가 자신의 수 십 년 동안의 농사의 경험을 기록한 책을 아들들에게 주고 농사를 맡긴 후, 먼 여행을 떠났다. 그 책에는 좋은 씨앗의 성장을 방해하는 잡초들을 어떻게 제거하는가, 가시덤불과 엉겅퀴가 무성한 땅에서는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가 등 풍성한 수확을 얻기 위한 많은 준비와 보살핌의 방법들이 있었다. 아들들은 아버지의 말씀에 기쁘게 순종하여 좋은 씨앗을 가지고 밭으로 갔다. 그리고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밭의 구석 구석까지 좋은 씨앗을 심었다. 그러나 싹이 나기 시작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어떤 싹은 가시덤불에 막혀 질식해서 죽어버렸고 어떤 싹은 땅 속에 있는 바위로 인해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해 태양이 뜨거울 때 말라 죽어버렸다. 또 어떤 씨는 딱딱한 땅 위에 떨어져 새가 먹어 버렸다.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자라기 시작한 씨앗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낙심한 아들들은 아버지가 주고 가신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 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어떻게 씨를 뿌리는 가에 관한 것뿐 아니라, 씨를 뿌리기 전에 먼저 해야 할 밭의 준비에 관한 것 도 있었다. 아들들은 아버지가 주신 책을 처음부터 읽은 것이 아니라 뒷 부분의 씨를 뿌리는 방법에 관한 부분만 읽었던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의 책에 기록된 순서대로 다시 씨를 뿌리기로 했다. 먼저 나무들을 베고, 바위와 돌들을 골라내고, 잡초와 가시덤불을 제거하고, 땅을 갈아 엎은 후 비료를 뿌리고 물을 주었다. 이제 거친 땅이 옥토로 변하였다. 그리고 옥토에 좋은 씨앗을 뿌렸다. 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원리와 순서와 방법대로 농사를 짓자 좋은 씨앗에서 30배, 60배, 100배의 추수를 할 수 있었다. “¶ {주}가 유다와 예루살렘 사람들에게 이같이 말하노라. 너희의 묵은 땅을 갈고 가시덤불 속에 씨를 뿌리지 말라.”(렘4:3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