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는 보라색 라일락과 꽃사과를 군데군데 심어놔서 요즘에 창문을 열면 은은한 라일락 향이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해요. 정말 향이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이 사실임을 증명하듯이.-잠언27:9 저녁식사 후에 억지로? 손잡고 동네 한 바퀴를 운동 삼아 도는데 등꽃도 주렁주렁 예쁘게 피어 향기가 진동하네요. 향이 너무 맛있어요! 비가 많이 온 후 갑작스러운 초여름 날씨에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어요. 도서관 가는 길에 새소리와 더불어 너무나 여리여리한 연초록의 잎사귀들이 인사하는 듯, 속삭이는 듯, 내게 말하는 듯, 바람에 살랑거리는 것을 보면서 참 주님의 솜씨에 감탄이 저절로 나와요. 아직은 작은 잎사귀들이 햇살을 통과시켜주는 나무들 사이로 하늘을 보며 걷고 있자니 찬양이 절로 나오네요. 다들 다투어 연두색 계열을 뽐내는 가운데 홍단풍은 이단아같이 붉은 색으로 한들거리고, 나무들마다 특색 있는 색들로 서로 어울리는 이때가 해마다 반복되지만 그 때마다 감탄을 하게 되네요. 가을의 단풍과는 아주 다른, 보기에도 너무 여리고 소중해 보인다고나 할까? 오늘은 실내에서도 더워 에어컨을 틀었지요. 봄이 겨울의 방해로 늦게 와 여름이 너무 급했나봐요. 점점 봄, 가을은 줄어들고 겨울과 여름이 길어지는 것을 피부로 느껴요. 주님께선 언제 오시려나? 이 자연물들도 주님이 오셔서 회복시켜 주시기를 고대하고 있겠죠. 그 날까지 식물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오늘 피었다 지더라도 사람을 기쁘게 하는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것처럼 우리도 성실하게, 거룩하게, 주님을 드러내는 삶으로 주어진 날과 일들에 감사하며 주님을 찬양 해야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