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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비 찬송"은 없다.조회수 : 8450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2년 8월 28일 12시 44분 52초

  • 오늘은 토요일, 그녀를 만나는 날입니다.

    그녀를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은 오후 2시지만, 아침부터 마음이 바빠집니다.
    성경공부 시간에 함께 나눌 말씀은 이미 준비해 놓았습니다. 어제 캔커피를 사 두었지만 오늘 같은 날은 따뜻한 커피가 더 좋을 것 같아서 커피를 끓여 보온병에 가득 채워넣었습니다. 나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녀가 좋아한다고 하니 그녀가 행복하게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조차 제게는 기쁨이 됩니다.

    사과 두 개를 꺼내서 청바지에 문질러 닦습니다. 사과는 잘 닦으면 반짝반짝 광이 납니다. 그녀 앞에서 맨 손으로 사과를 두 쪽으로 쪼개어 반쪽을 건네주고 싶은데 손이 미끄러지거나 단숨에 안 쪼개지면 어떡하나 걱정이 됩니다. 오늘도 우리는 사방이 탁 트인 한강 고수부지 시민공원 벤치에 앉아서 데이트를 하게 될 겁니다. 그녀가 편하게 벤치에 걸터 앉을 수 있도록 신문지를 넣은 비닐봉투를 가방 맨 뒷칸에 넣어둡니다. 그리고 그 위에 깔개로 쓸 손수건도 챙겨넣었습니다.

    이상우의 "그녀를 만나는 곳 100미터 전"이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마음은 그곳을 가고 있지만 가슴이 떨려오네..."

    지금은 그녀를 만나기 5시간 전입니다.
    제 마음은 이미 그녀에게 달려가고 있고,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아직 데이트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미 데이트는 시작되었습니다.



    데이트가 언제부터 시작된다고요? 물론 우리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은 토요일 오후 2시입니다. 그러나 제가 그녀를 위해 커피를 끓일 때부터, 그녀에게 줄 과일을 고르고 있을 때부터 데이트는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주일 오전 예배는 공식적으로는 오전 11시에 시작합니다. 그러나 찬양을 인도하는 형제가 앞에 나와서 하나님께 찬양을 드릴 때부터 예배는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이전에 교회에 다닐 때에는 "준비 찬송"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찬양 인도자가 나와서 이렇게 말합니다.

    "찬송가 OOO장 부르면서 예배 준비하겠습니다."
    "찬송 부르는 동안 자리 정돈하겠습니다. 나중에 오시는 분들을 위해 뒤에 계신 분들은 앞 쪽으로 옮겨주시기 바랍니다."
    "준비 찬송 OOO장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에는 "준비 찬송"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찬송이 "예배 준비"를 위한 수단이나 자리를 정돈하는 동안의 어색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찬송은 그 자체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입니다.

    예배의 시작은 오전 11시가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찬양을 시작할 때 이미 예배는 시작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단 찬양이 시작되면 하고 있던 다른 일들은 중단하고, 다른 사람들과 안부를 묻고 교제하는 것도 중단하고,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높이고 그분께 영광을 돌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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