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몇 년차까지를 새내기 부부라고 해야할까요. 모임에 참석한 부부들은 대충 3년차에서 12년차까지 였어요. 그리고 정목사님부부가 오셔서 함께 해 주셨네요 12월 25일이 결혼 29주년기념일이라고 하셔서 더 의미가 있었어요. 결혼기념일에 후배부부들의 사는 이야기 듣고, 조언해 주는 시간... 멋지잖아요? 내가 살아온 길이 정답이라고 말하는 시간이 아니라 나도 똑같은 문제로 사네마네 죽네사네 했던 이야기, 그리고 해결책... 이건 당신이 잘못했어, 당신이 고치면 문제없어 가 아니라 부부사이에 예수님이 계시지 않으면 해결 될 수 없다 하늘에, 하나님께, 진리에, 복된 것에 함께 소망을 두고 함께 한다면 과거는 잊혀지고 하루하루의 오늘을 살아내는 것 love가 아니라 charity를 실천, 실현하면서 사는 것이 부부고 가족이다 모임의 결론을 잘 내렸나 모르겠네요. 이 결론은 목사님의 설교로 인함이 아니고 우리의 대화 중에 도달한 결론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12시 언제 오셨는지 벌써 한상 가득... 오늘도 역시 차려내십니다. 거기에 촛불로 분위기 캬~~ “어~ 미역국 맛있다” “우리 아침이도 미역국 먹었잖아, 그때는 암말 안하더니...” 한 부부의 대화입니다 불화하면 어떻하시려고... 우리교회 주방팀의 책임이 큽니다 이청원자매님 피어스 선교사님 남윤수자매님 김상희자매님이 수고해 주셨네요. (이런표현써도되나?)뽀사지게 먹고 유아실로 올라왔더니 쿠키 빵 과일 주스로 다과상도 한상입니다. 교제 안하고 먹기만 해도, 안먹고 바라만 봐도 행복하겠죠^^
유아용 책상을 사이에 두고 이쪽편에는 사모님과 자매님들이 주욱~ 앉으니까 한 형제님 맞은편에 앉으시면서 하시는 말씀 “저희 무릎꿇고 앉을까요?” 다른 형제님 왈 “무릎 끓는 거 가지고 되겠어요? 엎드려 뻗쳐 하죠!” ㅋㅋ 참 맘에 드는 마음가짐입니다 그렇게 유쾌하게 시작한 대화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로 깊어갑니다
목사님께서 책을 한 권 가지고 오셨어요. 게리체프만의 ‘사랑의 5가지 언어’ 미국에 유명한 기독상담사인 저자가 수많은 부부들을 상담하면서 부부가 원하는 것이 서로 다르다면서 보기를 보여줬죠. 인정하는 말, 함께 해주는 시간, 봉사, 선물, 육체적 접촉 중 우선순위를 꼽아보라고 하셨어요. 우리 대화 중, 이 모든 분야가 거론됐어요.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배우자로 인해 힘들어 하는 부부. 일에 혹은 자녀에게 빼앗긴 것 같은 배우자로 인해 섭섭해 하는 부부. 가사일, 자녀양육을 도와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부부.
부부중 자매가 먼제 문제를 이야기하면 형제가 자신의 입장을 말하거나 사과하는 식으로 진행됐어요. 형제가 변명을 하면 다른 형제님들이 “형제가 잘못했네, 무조건 잘못했다고 그래, 싹싹 빌고 내쫓지만 말아 달라고 해”^^ 하기도 하고 자매가 이야기 하다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면 다른 자매가 대변해 주기도 하고... 꼭 형제 대 자매 편가르기 한게 아니고요, 일중심인 사람 대 사람중심인 사람, 깔끔한 사람 대 털털한 사람, 이성적인 성격 대 감성적인 성격으로 나눠서 편들기가 되더라고요. 다 아는 이야기지만 다시한번 되새기기도 하고 결코 모르던 남녀를 알게되기도 하고요.
많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둘이서 이야기하면 언성 높아지고 싸움이 되고, 시비를 가릴 수가 없잖아요. 부부의 문제가 대개 시비의 문제라기 보다는 견해의 차이인 경우가 더 많겠지만 어쨌든 여러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면 둘이서는 보지 못했던 문제의 원인, 대화 중 실수한 부분, 싸움을 해결하는 과정의 방법을 조언 얻을 수 있고, 또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속이 후련해지는 것도 있어요. 예컨대 저희 부부의 문제는 자녀양육의 문제였어요. 아빠가 생명이를 훈육하지 않는다는 것이였지요. 형제는 자기나름의 양육관을 가지고 훈육 중이래요. 자녀가 잘못을 했으면 야단도 치고 그래도 안되면 회초리를 들어서 바로 잡는 게 당연한데 자기생각에는 애니까 그렇지 이건 혼낼정도로 잘못한 일이 아닌데 엄마는 화가나서 씩씩거리면서 자기에게 따끔하게 혼을 내주고 회초리를 들어주길 바란다는 거예요. 형제자매님들이 이구동성으로 형제가 기준이 너무 높다, 자매 기준으로 맞추라 고 해 주시니까 제 속이 얼마나 시원하던지...
6시반 그렇게 후련한 맘으로 마무리를 짓고 또 준비해 주신 호박죽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왔다가 계획에도 없는 2부를 하게 되었어요 서로 털어만 놨지 다짐을 못 받아낸거예요. 아니 서로 다짐을 못한거예요. ㅋ 다짐만 또 두시간 가량하고 못다한 이야기(?)와 부부게임(게임, 선물 다 준비됐는데 시간이 없어서 ㅠㅠ) 을 위한 3부를 기약하고 집에 오니까 10시가 넘었어요. 저희 부부는 집에 와서도 한참을 이야기해서 생명이 훈육에 있어서 제 의견을 적극 반영해서 하향조정하고 최종 책임은 가장이 지는 걸로 마무리를 지었어요. 저희처럼 돌아가셔서도 한참을, 밤새워 이야기하신 부부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제 시작이죠. 수년 동안 살면서 쌓인 부부의 모든 문제가 하루만에 다 해결되진 않죠. 다만 이런모임을 통해 다른부부들도 문제가 있구나 위로받고 둘 보다 여럿의 머리를 모아보고 주님 안에서 이렇게 문제를 오픈할 수도 있구나 몸인 교회를 생각하고 우리 문제의 해결자 되시는 예수그리스도를 바라보자는 키를 갖게 되잖아요.
어제는 참석했던 한 형제님한테 전화를 받았어요. 혹 주제넘게 조언한 점 있으면 용서해달라는 것이였어요. 우리교회 너무 멋지지 않습니까? 부부들 모임의 기획-필요를 알아주신 것이지요. 부부들의 참석- 우리 부부의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이잖아요. 섬김의 준비-저희를 위해 섬겨주신 분의 수가 이 모임을 누린 부부의 수 만큼이예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섬겨준 박장균형제님 부부를 빼놓을 수 없어요. 진짜 새내기부부가 꼬맹이들이랑 놀아주는 수고를 해주었어요. 이 부부가 아니었으면 절대 이루어질수 없는 시간이었어요. 너무 감사해요. 아름다운 대화 예수님을 바라도는 시도 거기다 배려와 이 형제님 같은 겸손함까지 사랑의 언어 5가지 중 봉사를 원했던 자매님에게 다음날 바로 설거지를 해주었다는 훈훈한 후문도 들립니다.
모임에서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처럼 우리교회가 정상적이고 아름다운 가정들로 넘쳐나길 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