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79세였다. 할아버지는 비굴하지 않았고 오히려 거룩함과 경외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왜 나오려고 하세요? “찬송이나 마음놓고 한 번 불러보고 싶어서....” 땅바닥에 시선을 두고 우물우물 쏟아낸 말.... “찬송 한 번...”
“언제 나오실 수 있으셔요?” “ 그래도 결정하기 전에 하나님께 물어보아야...“ 그리고 일어나 울타리 밖으로 걸어 나가 10분후에 돌아오셨다. 노인의 거친 얼굴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주먹을 쥐고는 몸을 곧게 세우셨다.
“내가 하나님께 물었소이다. 저 미국에서 온 이 목사가 우릴 돕겠다는데 따라갈까요?“ ... “그런데 하나님은 내가 능력이 없어서 너희들을 북조선에 남겨두는지 아느냐? 고 하시는 군요.“ 서서 말씀하시는 노인의 어깨가 들썩거렸다. “목사님, 매 맞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랍니다. 혹시 기회가 주어지면 남조선으로 가서 찬송이라도 실컷 부르고 집에 가고자 했는데... 이땅에 남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라시니....“ ..... .....
그렇게 바짝마른 점잖은 노인에게서 강한 음성이 쏟아져 나왔다. “천국에서 만나자요!”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작아지는 소리뒤에 분명한 음성 “환난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칼이랴....”
읽다가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렸습니다. 내용을 다 올리지 못하고 약간만 인용했지만 지금도 마음이 뜨겁고 울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