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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이란 무엇일까?조회수 : 7894
    • 작성자 : 유용수
    • 작성일 : 2013년 2월 16일 10시 51분 51초
  • # 인생이란 무엇일까?

     

    시집간 딸아이가 일 년여 만에 외손자를 낳아 제 품에 안겨 주었습니다.

    녀석이 2013년이 되자마자 무엇이 그리 급했던지 14일 만에 울음을 터뜨리더니,

    내 나이 64세가 돼서야 진짜 할아버지가 되게 해 주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산후 조리를 끝낸 후 안고 온 첫 외손자를 품에 받아 안는 순간,

    나를 이제야 할아버지로 만들어 준 고 녀석이 어찌나 귀엽던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자식 사랑은 손주를 안아봐야 제대로 안다는 말도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

    참말로 그러했습니다.

     

    새삼 품에 안고 있는 손주 녀석의 솜사탕 같은 볼이며,

    방금 하나님의 손으로 새로 빚어 내놓은 새 아기별 같이 빤짝빤짝하는 눈동자며,

    정말 한입 꼭 깨물어 봤으면 싶은 장난감 인형 같은 코며,

    무엇 하나 예쁘지 않은 것이 없고 무엇 하나 신기하지 않은 것이 없고

    무엇 하나 미칠 지경으로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아, 아기란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이었던가!

     

    나는 새삼 수십 년 전에 내 자식들을 낳았을 때가 자동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내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몰려왔습니다.

    그 당시엔 지금 손주를 안고 느끼는 감격과 같은 감격을 느끼지 못했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오래 숨겨 두었던 비밀이라도 들킨 듯 하는 미안한 감정이 몰려왔습니다.

    또 딸아이에게도 그 애가 낳은 이 녀석에 대한 애정만한 애정을

    그 아이의 어린 시절에 느끼지 못했던 점에 대한 미안한 감정도 밀려왔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요?

    그 손주를 안자마자 이렇게 주절거리고 있었습니다.

     

    윤이야!

    저기 저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저기 저 높은 것,

    높고 푸른 것,

    없는 것 같으나 있고 내릴 수는 없으나 오를 수는 있으며 움킬 수는 없으나 품을 수는 있는

    저것이 바로 하늘이라는 것이란다.

     

    할아버지는 어려서부터 날마다 하늘을 보며 살았다.

    천상의 빛으로 푸르게 사는 법이 그리워서 늘 하늘을 바라보고 살아왔어.

    그 비밀이 알고파서 하늘만 보고 살았단다.

     

    윤이야!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할 일이 무엇인줄 아느냐?

    사람은 하늘을 향해 살아야 하는 법이란다.

    하늘처럼 푸르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야~

     

    그러니 윤이야!

    너는 하늘을 보고 살아라!

    하늘 보고 사는 일 보다 더 귀한 일이 세상엔 없단다.

     

    윤이야~ 너는 꼭 하늘을 보고 살아라!

     

    이렇게 속으로 한참을 주절거리고 있자니

    어설프게 안고 있던 두 팔이 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엉겁결에 "할아버지 팔 아프다 이제 그만 눕자."라고 말해놓고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할아버지 팔 아프다 이제 그만 눕자?”

     

    내 인생이 어느새 이런 소리를 할 순서에 와 있었던 것인가!

    그렇다면 다음 순서는 무엇이지?

     

    문득 몇 년 전에 본 “대부”라는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늙은 “마론브란도”가 손자 녀석의 재롱을 보며 마당에서 놀다가 갑자기 졸도하여

    쓰러져 죽는 장면이 떠올랐던 것입니다.

     

    그렇지.

    손자 녀석을 안고 있다가 팔 아프다는 소리를 하게 되는 순서 다음에 남은 순서는~~

    그렇다면 나도 이 세상에서 살 만큼 다 살았다는 이야기가 아니던가!

    그런데 나는 아직도 인생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를 못하여

    인생이 무엇인지 묻고 또 묻고 있지를 않던가!

    과연 인생이란 무엇일까?

     

    나는 어려서부터 인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지독하게 알고 싶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인생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왜 밥을 먹고 살아야 하는지

    여간 고민스럽지 않았습니다.

    인생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매일 책가방 싸 들고 학교에 가는 일이

    어처구니없게 여겨졌었습니다.

    그 시절 나는 만나는 어른들마다 모두에게 인생이란 무엇이냐고 묻고 싶었습니다.

    나는 정말로 심각하게 인생이 무엇이냐고 모두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무 데서도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나는 인생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철학이라는 글자가 붙은 서적이면

    눈에 띠는 대로 들쳐보았고 특별히 수많은 인생들을 문학작품 속에서 만나 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경으로 돌아와 찾고 또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손자를 안고 있던 그때도 인생이 무엇인지 제대로 몰라서 묻고 있었습니다.

    실은 바로 얼마 전에 손주 녀석을 품에 안고 할아버지가 되어서야

    비로소 인생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니 바로 말하면 인생이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는 표현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깨달은 것은

    인생이란 무엇인지 알 수 없게끔 되어있다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동시에 깨달은 것은

    인생이란 무엇인지 알 수 없게끔 되어 있는 것이면서도

    사람은 여전히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인생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 지음을 받았더라는 사실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면

    인생이란 무엇인가하고 이 한 가지 질문을 하면서 인생을 살게 됩니다.

    그런데 참으로 인생이 무엇인가 마침내 알고 봤더니

    인생이란 처음부터 알 수 없게끔 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한때 성경책 중에서도 전도서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사랑하였습니다.

    제법 철학자인척 하면서 인생을 논하고 문학을 논하며 친구들과 밤을 밝히던 나에게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말로 시작되는 전도서는

    하나님의 말씀이기 전에 그것을 기록한 사람의 심장의 고동 소리가 먼저 들리는 듯 하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철학적 통렬한 고백으로 들렸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적인 애착을 가지고 전도서를 무척 사랑하였습니다.

    그래서 전도서를 많이 읽었습니다.

    여러 날 읽었습니다.

    때로는 소리 내어 읽었고 특별히 좋아하는 구절 옆에는 줄도 죽죽 그어가며 읽었습니다.

    인생이 무엇이냐고 밤잠 이루지 못하며 허공에 대고 묻던 바로 그 시절에도

    나는 전도서를 읽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수십 년 동안 그것을 읽으면서도

    나는 그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인생이란 무엇인지 알 수 없도록

    하나님이 처음부터 인생들을 그렇게 지으셨다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는 글자 위를

    내 눈동자가 수십 번을 지나가면서도 나는 그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할아버지가 되어 손주를 품에 안고 다시 떠들어 본 전도서에서

    마치 생전 처음 이 구절을 발견하듯 하는 충격적인 감동을 느끼며

    이 말씀을 읽게 되었습니다.

     

    10 [하나님]께서 사람들의 아들들에게 해산의 고통을 주사

    그 안에서 단련 받게 하신 것을 내가 보았노라.

    11 그분께서 자신의 때에 모든 것을 아름답게 만드셨고

    또 그들의 마음속에 세상을 정하여 두셨으므로 아무도 [하나님]께서 만드시는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아 낼 수 없도다.

    13 또 모든 사람이 먹고 마시며 자기의 모든 수고로 인한 좋은 것을

    누려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아노라. (전도서 3장 10,11,13절)

     

    “[하나님]께서 만드시는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아 낼 수 없도다.”

     

    하나님께서 만드시는 일,

    곧 인생의 모든 것을 사람으로서는 알 수 없게끔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점치는 일을 미워하신다고 성경에서 말씀하고 계셨나봅니다.

     

    내가 인생이란 무엇이냐고 묻고 있던 그때 그 시간,

    여전히 먹고 자고 일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던 바로 그것들이 인생이었던 것입니다.

    아니, 인생이란 무엇이냐고 묻던 바로 그 묻는 것 자체가

    바로 인생이라는 것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생이란 무엇이냐고 나처럼 묻지 않고 살았던 옛날 내 할머니도

    바로 그 완전한 인생을 살다가 가셨고,

    인생이란 무엇이냐고 머리 싸매고 생각하다가 그럴듯한 글 몇 줄 써 놓고 죽은

    쏘크라테스나 칸트도 내 할머니의 그것과 조금도 별다를 것 없는

    바로 그 인생이라는 것을 살다 가셨던 것입니다.

     

    인생이 무엇이냐고 물으며 산 것도 바로 그 인생이라는 것이요

    묻지 않고 산 그것도 똑 같은 그 인생이라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은 것입니다.

     

    사람이 왜 하나님을 믿어야 되느냐?

    아니 왜 하나님을 믿을 수밖에 없느냐?

    왜 자꾸 하늘을 쳐다보며 영원을 사모하게끔 되어 있느냐?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시는 일의 처음과 끝,

    곧 인생의 처음과 끝은 하나님 손 안에 있고

    그것을 어떻게 하실지 결정하시는 분은 하나님 한분뿐이시고

    그 결정하신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도 처음부터 하나님 한 분 뿐이시니

    사람이 어찌 하나님을 믿지 않고 그분 손안에 자기 운명을 의탁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는 바로 당신 손안에 감추어진 내 인생의 비밀을

    끝내 알아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각자 인생들에게 주시어서

    사람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영원을 사모하게 함으로써

    마침내는 하나님을 찾아 만나게끔 하신 이 일이었던 것입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결국 전도서는 다음과 같은 말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 우리가 전체 일의 결론을 들을지니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그분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사람의 온전한 의무이니라.

     

    2013년 2월 16일(토)

    유 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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