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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임'에 대한 단상조회수 : 8590
    • 작성자 : 조양교
    • 작성일 : 2015년 1월 2일 13시 6분 9초
  • 책임(責任)의 사전적 뜻을 보면, ‘맡아서 행해야 할 의무나 임무. 또는 그것에 대한 추궁이나 의무를 지게 되는 제재’로 되어있다.

    영어로는 ①responsibility (지위 또는 일에 대한 책임) ②blame (실패등에 대한 책임) ③charge (대금 청구) ④accountability (회계적 책임) ⑤obligation (법적 책임) 등 다양한 단어로 표현이 된다.

    어제 저녁, 사위의 갑작스런 제안으로 ‘국제시장’이란 영화를 관람하였다. 윤덕수라는 할아버지의 회고로 1950년 한국전쟁 때 흥남철수 작전으로 시작된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 덕수네 가족은 아버지, 엄마, 남동생, 끝순이, 막순이와 함께 6식구가 중공군의 공격을 피해 피난행렬에 밀려 들어간다. 아버지는 남동생을, 어머니는 여동생을, 덕수는 막내동생을 업고 밀려드는 인파속에서 철수하는 군함에 기어올라 간다. 군함에 막 올라타려는 순간 덕수가 업고 있던 막내 여동생을 떨어트리고 만다. 자신의 몸만 갑판위에 올라있고 여동생이 없어진 것을 확인하는 순간 5가족은 오열을 터트린다. 그 순간 아버지는 자신이 입고 있던 겉옷을 덕수에게 입혀주고 막순이를 찾아 다시 내려갈 중대 결심을 한다. 덕수는 안된다고 소리 소리를 쳤지만 아버지의 결심은 확고하다. ‘이제 네가 가족의 가장이니 어머니와 동생을 책임지라’고 당부를 하면서 군함 아래로 내려간다. 결국 아버지와 이별한 채 부산에서 피난만의 생활을 하게된다. 이후 덕수는 선장이 되려는 장래 희망을 갖고 있었지만 동생들과 가족의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돈을 벌기위해 독일의 탄광 광부로 지원하게 되고, 월남전 때 베트남 행을 자원하여 결국 고모가 운영하던 ‘꽃분이네’라는 가게를 인수하기에 이른다. <중략>

    영화의 끝 무렵에, 덕수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부탁한 일에 대해 ‘이 정도면 그 책임을 다 한 것 같다’고 아버지의 사진을 보며 지난 날의 과거 회상을 마친다. 덕수 할아버지의 지난 삶에 우리나라 근대사의 모든 역경이 그 속에 다 녹아있다. 그러기에 나의 이야기이고, 우리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기에 마음으로 눈으로 공감하며 받아들였다. 오늘 날의 모습이 덕수 할아버지와 같은 삶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아버지가 기족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가족을 향한 책임과 부지런함이다. 때로는 강하게도 보이고, 고집스럽게도 보이고, 인정이 없어 보이는 듯 하지만 아버지라는 위치가 사람을 그렇게 만들어 버리고 만다.

    덕수의 아버지는 덕수에게 자신의 겉옷을 입혀주고 찾을 가능성이 없는 딸을 찾아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다. 그 모습을 통해서 아버지를 발견하고, 아버지의 책임감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어려운 것을 경험한 세대는 자식의 세대에 어려움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어려움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은 어려움이 가져다 주는 고민과 갈등도 경험하지 못하게 된다. 책임을 지지않으려는 세대는 얼마나 위험한 세대인가? 나 자신과 내가 속한 가족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기본적인 책무라 생각한다.

    우리의 아버지 하나님께서도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셨다. 창조주께서 창조물들에게 조롱을 당하시고 십자가에서 처형당하는 죽음을 자원하셨다. 누가 죽음을 보여주기의 방편이라 생각하겠는가? 죽음은 아버지의 사랑의 최고의 표현이며, 막중한 책임감의 최종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존경과 사랑과 신뢰를 갖게 된다. 아버지된 우리들은 비록 죽음까지는 가지 않을지라도 모든 상황에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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