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 주일 오후 소예배실에서 조양교 전도사님이 70세 이상 되는 형제/자매님들을 모시고 은혜스러운 교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임 순서는 먼저 유년부의 귀여운 어린이들이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찬양을 불렀습니다. 두 번째로 전도사님의 말씀 선포와 세 번째는 각자 자기 나이와 이름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임을 준비하신 전도사님의 정성이 담긴 떡과 과일과 과자로 풍성한 대접을 받으며 말씀을 들었는데 참 재미있고 의미 있는 말씀이었습니다. 성경을 읽고 일반적인 설교식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계절 이야기를 꺼내시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뚜렷한 사계절이 있는데 그중에 어르신들은 어느 계절이 제일 좋다고 생각 하십니까 하고 물으셨습니다. 대부분 봄이나 가을이 좋다고들 하셨습니다. 그럼 조양교 전도사님의 말씀 선포를 요약해 옮겨 보겠습니다.
우리 사람에게도 봄의 어린 시절과 청년 때의 여름 그리고 장년의 가을과 노년의 겨울이 있습니다. 그런데 각각의 인생의 계절마다 독특한 맛이 있고 의미가 있습니다. 새싹같이 생동감이 넘쳐나는 어린 시절, 꽃이 만발한 것 같은 청년의 때, 풍성한 열매가 맺히는 가을에 해당하는 장년, 열매를 수확한 후 휴식하는 겨울과 같은 노년이 우리 인생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는 세 가지의 본질적인 모습이 있습니다. 1. 책임감으로 살아갑니다. : 남편으로, 부모로, 직장인으로, 사회인으로 등등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2. 사랑 : 사랑해야 할 책임(의무)로 살아가게 됩니다. 부모로 남편으로 또한 할아버지 할머니로 살아갑니다. 그런데 ‘자녀는 애물단지고 손자/손녀는 보물단지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자식이 아버지에게 “나를 키우실 때는 그렇게 엄하게 하시더니 어째서 손자는 그렇게 사랑만 하십니까?”라고 물었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너는 내 자식이니까 잘 키워야 할 책임감이 있었지만 손자는 너의 자식이니까 네가 잘 키워야하고 나는 그런 책임은 없어. 그러니 나는 사랑만 하면 되는 거다.”라고 대답했답니다. 3. 시련을 통한 유익 : 사람은 누구나 힘들고 어려울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힘들었던 때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고 큰 유익을 얻을 때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얼마 전 관람한 국제시장을 통해서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 계신 어르신들이 겪어온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저는 얼마 전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를 가족과 함께 관람했습니다. 남자 주인공이 아버지의 두리마리 겉옷을 붙잡고 사진 앞에서 “아버지요 저 많이 힘들었습니다! 장남으로 나에게 맡겨진 책임감을 위해 사느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버지가 나에게 맡겨주신 장남의 책임감을 다했습니다.”라며 뿌듯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던 장면을 떠올리며 딤후 4:7-8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은즉 이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관이 예비되어 있나니 주 곧 의로우신 심판자께서 그 날에 그것을 내게 주실 것이요, 내게만 아니라 그분의 나타나심을 사랑하는 모든 자들에게 주시리라.”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회계보고 할 때 ‘하나님 아버지 저 그때 많이 힘들어 습니다.’라고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삶은 골 3:2 “위에 있는 것들에 너희의 애착을 두고 땅에 있는 것들에 두지 말라.”는 말씀을 기억하며 땅에 애착을 두지 않는 삶을 살려 노력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 바랍니다.
전도사님의 귀한 말씀 선포를 들으며 문득 저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제 나이 여덟 살 겨울에 1.4 후퇴의 피난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모두가 보따리를 이고 지고 아이들은 걸어서 눈보라가 휘날리는데 정처 없이 남으로 남으로 갔던 기억이 또렷합니다. 당시 저희 집은 강원도 영월이었습니다. 1.4후퇴 때 아홉 식구가 충주 쪽으로 해서 경상도로 내려갔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이 가다 보니 혼잡해서 가족이 두 패로 갈라져서 며칠을 애태우며 찾아 헤매던 일, 하마터면 이산가족이 될 뻔 했는데 다행히 찾아서 다 함께 피난을 잘 마쳤던 일이 지금도 어제처럼 생생합니다. 한번은 어느 시골의 빈집에 들어갔는데 하도 피난민이 많아 방이 비좁아 아이들은 석가래 두 개를 가로질러 이불과 보따리를 올려놓는 선반으로 쓸려고 만들어 놓은 곳에 올라가 자리를 잡았는데 그만 졸다가 그 사이로 발이 빠져서 목만 대롱대롱 걸려 혼이 났던 기억도 있습니다. 다행히 손을 아래서 바치고 여럿이 힘을 써서 간신히 위로 올라가 위기를 모면하고 아침에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주먹밥을 나누어 먹고 살았던 기억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다 형제들이 모이면 오빠 두 분이어서 그때 제가 선반에 걸려 죽을 뻔한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그려졌듯이 지나온 우리의 삶은 질곡의 역사였고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지금 이렇게 자유롭고 번영을 이룬 국가에 살게 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앞선 세대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감사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한 가지 결정된 것은 3 월 1일 주일 전원이 나가서 특송을 부르기로 했습니다 . 그런데 우리가 교회에서 대접을 많이 받고 있으니 우리도 교회를 위해 작은 도움이나마 드리자고 해 자원해서 미디어 선교 헌금을 드리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고 만장일치로 모두 찬성을 해 결정했습니다. 한 30 명이 넘는 인원이 모여서 모처럼 모두 활짝 웃으며 같은 겨울의 쉼을 얻는 동질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형제/자매님 어르신들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한 지체됨을 느꼈습니다. 모임을 위해 애써주신 조양교 전도사님 부부와 그 외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