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설교 책무
8월 25일과 9월 1일 주일에는 예레미야 강해를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우리 교회의 형편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목사로서 설교를 하면서 저는 항상 본문에 충실하게 말씀을 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2주 동안은 설교를 준비하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강해 설교란 성경 본문을 설명해 주고 지금의 우리 현실에 말씀을 대입해서 적용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난 두 주의 예레미야 강해 본문이 우리 교회의 현실을 보여 주고 있어서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냥 지나가자니 목사의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것이 되고, 이야기하자니 마치 목사가 마음대로 본문을 훼손하여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비난이 분명히 있을 텐데 어찌할까 생각하다가 결국 목사의 직무를 온전히 수행하기로 하고 본문이 이야기하는 것을 그대로 전하였습니다.
제 아내는 늘 제 설교를 모니터링하고 혹시 목사가 강단에서 누구를 비난하는 듯하면 곧장 돌직구를 날리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제 저녁에 아내는 이 문제를 거론하였습니다.
요즘 벌어진 상황을 설교 시간에 전 성도들에게 그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낼 필요까지 있었느냐고 저를 추궁하였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해 제 마음을 알리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는 현재 예레미야서를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배우고 사람의 마음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의 설교를 준비하며 저 또한 어떻게 말씀을 전해야 할까 고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주신 말씀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전할 때 지금 저와 여러분의 현실과 상황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혹시 목사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설교 본문을 마음대로 정하고 또 본문과는 상관없이 짜 맞추거나 억지 적용을 했다면 여러분에게 황당하게 들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강해해 가는 시점에서 이런 설교 주제가 명확히 나오는데 진실을 말하지 않고 구태의연한 자세를 취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것 역시 위선이기 때문입니다.
성경 본문이 이스라엘 백성에게만 해당되고 우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드리는 예배는 그야말로 종교적 행위에 속한 것으로 이사야 대언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성전 뜰만 밟고 가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이번 일을 드러냄으로써 마음이 불편해지거나 놀라거나 근심하게 될 성도들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말씀은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명백한 교훈을 놓고 듣기 좋은 소리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저의 설교 철학은 투명함과 정직함입니다.
설교란 딴 세상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다 한 배에 탔습니다.
누구는 특실에 있고 누구는 밀실에 있지 않습니다. 이번 설교를 두고 목사로 인해 실족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아내의 이야기도 괜한 걱정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설교자가 설교 본문이 주는 확실한 메시지를 피해간다면 그는 강단에 서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지난 2주는 예레미야서의 본문과 우리의 상황이 우연히 맞아떨어졌기에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저는 정직한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와 여러분에게 주신 하나님의 교훈이므로 위험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진실을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교회 안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말도 안 되는 비방을 들으면 저도 사람인지라 “그만 두어야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거기에 걸려 넘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또 교회에 있으면서 그런 일을 은근히 뒤에서 조장하는 분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비애를 느낍니다. “자기 할 일은 제대로 안 하면서 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비방할까?” 그러나 모든 일의 결말은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드러날 것입니다.
예레미야는 40년 이상을 대언하였고 그가 외친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런 것을 눈으로 보고 직접 체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욕심을 이루기 위해 그가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목사이기에 이런 저런 소리를 다 듣습니다.
제가 명백히 잘못한 것은 공개 사과할 것입니다. 그러나 직접 본 사례가 아니라 “누가 그러더라”라는 말을 듣거든 잘 판단하기 바랍니다.
제가 말씀드린 대로 누가 목사나 교회에 대해 비방을 하거든 목사와 교회의 과거 행적을 자세히 살펴보기 바랍니다.
저는 혈기가 많고 여러 면에서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저 같은 사람을 쓰셔서 지난 20년 동안 여러 가지 일을 하셨습니다. 제가 생각해 보지 못한 인생이 제 앞에 펼쳐졌지만 저와 제 아내는 순응하며 따라갔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님의 말씀처럼 저도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만일 내 [아버지]의 일들을 행하지 아니하거든 나를 믿지 말려니와 내가 행하거든 너희가 나를 믿지 아니할지라도 그 일들은 믿으라(요10:37-38).
목사가 거짓말 대왕이요, 공작 정치를 하고, 교회 대형화 야욕을 가지고 있으며, 교회 건물을 사유화하려 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모와 자매들 그리고 다른 지체들은 이 교회의 암적 존재라는 이야기를 듣거든 잘 판단하기 바랍니다. 치명적인 실수로 오판하면 평생 고생할 수 있습니다.
목사는 자기의 가진 모든 것을 내놓고 이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특히 돈 문제가 나오거든 언제라도 교회 재정부에게 물어보기 바랍니다.
목사를 신뢰하지 않고 교회 안에서 목사와 사모와 또 주변에서 열심히 일하는 지체들을 비방하려는 분들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분명하게 입장을 정리하고 돌이킬 것을 부탁드립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열심을 다해 희생적으로 섬기면서 저와 이 교회의 성장을 위해 기도하고 노력해 준 모든 성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이 교회는 “사람은 다 쇠하고 예수님만 흥한다”는 모토를 기억하며, 섬기는 자세로 서로를 대하고 주님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새로 오시는 분들을 섬겨 주시기 바랍니다. 이들 가운데 여러 사람이 여러 곳에 나가서 복음을 전할 좋은 일꾼이 될 것입니다.
이제 건물 확장도 다 끝나서 예배실, 교육실이 완비되었습니다.
저도 어제 모든 성도님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니 매우 기뻤습니다.
이번의 조그만 소용돌이가 오히려 저와 저희 교회를 매우 단단하게 만드는 기회가 된 것으로 인해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사필귀정의 진리가 하나님의 진리임을 확신하며 앞으로 전진합시다.
가끔씩 생각이 나면 목사와 사모의 영적/육적 건강과 가정의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샬롬
패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