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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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회와 목사의 학습조회수 : 8342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3년 8월 26일 13시 5분 0초
  •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김형욱 형제님께서 왜 사랑침례교회에 오는가에 대해 좋은 글을 써 주셨습니다.
    크게 동감이 되는 글이라 여러 지체들이 덧글을 달아주신 것 같습니다.
     
    교회 사이즈에 대한 목회 철학
     
    5년 전에 몇 사람이 교회를 시작할 때는 교회가 이렇게 크게 되리라고 전혀 예상을 못했기에 교회를 이끄는 저도 여러 면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매일 배우고 있습니다.
     
    목사에게 가장 좋은 교회는 행정 업무가 없이 말씀만 연구해서 선포하고 가르치는 교회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목사에게 과중한 행정 업무(많은 경우 잡일)가 주어지곤 합니다.
     
    이번에 주일 학교를 개편하면서 교과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려 하다 보니 교재를 번역하는 일에서부터 교정 및 편집까지 목사의 손을 거쳐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 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전은 교재 정리에 시간을 다 드렸습니다. 앞으로 도와줄 분들이 생길 터이므로 나아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일까지 제 시간을 빼앗습니다.
     
    https://cbck.org/News/View/18c
     
    작년에 김문수 목사님이 오시니까 교회에서 신학원을 열면 좋겠다고 하는 분들이 있어서 신학원을 시작하였는데 6월에 김 목사님이 포항으로 가시게 되니 어쩔 수 없이 제가 이번 학기와 다음 학기는 학기당 2과목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번 여름에도 벌써 강의 준비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렇듯 일이 바빠서 목사가 성경을 읽고 경건 서적을 읽으며 자신의 내면의 질서를 세우는 일을 하지 못하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붕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에 성도가 많이 느는 것이 사실 저 같은 목사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잘 알기에 저와 제 아내는 항상 우리의 내면을 지키기 위해 서로 같이 걸으면서 많은 대화를 합니다. 내면이 붕괴된 목사와 목사의 가정처럼 불행한 일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의 내면의 질서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교회 일이 바쁘게 되면, 저는 일을 놓는 쪽으로 방향을 틀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목회를 시작하면서부터 갖고 있는 철학입니다.
     
    교회(업적)의 크기와 목사의 영혼의 크기는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회에 들어오고 교회에서 나가는 것
     
    영혼의 자유의 외침을 듣고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분들이 오십니다. 같이 점심 식사를 하면서 언제나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교회는 오고가는 것이 자유로우니 오는 것, 가는 것 전혀 신경 쓰지 마시고 편안하게 정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지금까지 이 원칙에 따라 교회를 치리해 왔습니다. 교회의 이전과 확장을 두고 목사가 야심이 많다고 비방하는 이들이 있어도 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제 양심에 따라 저의 모든 것(재산, 신용, 양심 등)을 걸고 거리낌이 없이 해 왔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람이 오지만 또 다양한 이유로 나가는 가정들도 더러 있습니다. 나가는 분들에 대한 저의 정책 역시 동일합니다. “편안한 데 가셔서 잘 정착하기 바랍니다.”
     
    나가시는 분들에게 이유를 묻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이유가 다 다르고 또 영혼의 자유가 있으므로 가장 편안한 시점에서 편안하게 나가시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는 회원 가입을 하거나 집사를 임명할 때에 다음의 내용으로 서약을 받습니다.
     
    0. 본인은 긍정적으로 목사의 목회 활동을 돕겠습니다.
    0. 본인은 교리와 실행에서 양심에 저촉이 되는 문제가 발생하면 목사나 혹은 목사와 집사 회에 그것을 알리고 바르게 해결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그것이 여전히 양심에 저촉이 되면 그리스도인의 화평을 위해 교회의 분란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회원(혹은 집사)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이 조항은 개인의 영혼의 자유뿐만 아니라 교회의 자유도 보장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개인의 자유와 화평이 중요하듯이 교회라는 공동체의 자유와 화평 역시 중요합니다.
     
    그래서 회원 가입이나 집사 임명 시에 이 부분을 제가 꼭 설명을 합니다.
     
    저 역시 부족한 사람이고 여기 모인 성도들도 대부분 저와 같이 연약한 사람들이므로 이 교회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이유로 교회를 나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나 교회는 나가시는 분들에게 최대의 자유와 화평을 약속드립니다. 다만 나가면서 교회 공동체의 화평을 깨지는 말 것을 부탁드립니다.
     
    미꾸라지처럼 여기저기 다니면서 흙탕물을 일으키고 떠나도 잠시 뒤에 물은 다시 맑아집니다.
    대부분의 건강한 성도들에게는 사실 이런 흙탕물이 아무 일도 못합니다.
    그러나 건강이 좋지 못한 성도들에게는 흙탕물이 영적 침체를 가져오고 평생토록 교회를 버리거나 떠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흙탕물을 일으키는 분들은 이 점에 유의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목사나 교회가 잘못했으면 반성하고 시인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교회에 꾸준히 성도들이 들어와 정착하며 기뻐하는 것을 보면 목사나 교회가 이중 플레이를 하지는 않는 징조로 보입니다. 만일 목사 개인의 야욕을 위해 이 교회를 운영하는 것이 보이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고치겠습니다. 그것이 너무 커서 여러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으면 곧 그만두겠습니다.
     
    50년 이상 살면서 이런 저런 일을 다 겪었습니다. 그러나 5년이나 10년이 지나면 흑과 백이 밝혀짐을 보았습니다. 더욱이 성경을 번역한 목사가 하나님의 두려우심(terror)을 뻔히 알면서도 더럽고 추한 일을 하여 파멸의 길로 가느니 아예 빨리 죽는 것이 낫겠지요.
     
    교회를 치리하다 보니 교회 안에 이런 저런 일로 사람들을 재배치하고 어떤 때는 잠시 일을 쉬게 하거나 다른 데로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다른 교회를 찾아서 가라고 권면하는 것도 그분의 명예와 좋은 기억이 훼손되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런 일을 하면서 목사는 성도 개개인의 발전과 공동체의 유익을 항상 고려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므로 나간다고 하거나 불만을 표출하는 분이 있으면 그분의 속중심을 살펴보기 바랍니다. 그분에게서 들어야 할 것은 당연히 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자기를 알아달라고 떼를 쓰는 것은 들어줄 수 없습니다.  조용히 희생하면서 섬기면 자연히 그 사람에게 사람들이 몰립니다. 그게 크리스천 리더십의 비결입니다.
     
    우리 교회에 오시는 분들, 모두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몇 개월 동안 사귀시고 살펴보시고 마음에 드시면 정착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우리 교회에서 나가시는 분들, 역시 모두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마음에 평안을 주는 교회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악성 루머나 비방으로 성도들의 화평을 깨지는 말기 바랍니다. 우리 교회가 개개인의 자유와 화평을 존중해 주었듯이 말입니다.
     
    이 짧은 인생의 여정이 화살같이 빨리 지나갑니다.
     
    우리의 소망이 하늘에 있을진대 내면의 질서를 유지하면서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보냅시다.
     
    여기서 풀리지 않은 일들은 반드시 하늘에서 풀리리라는 소망을 굳게 가지고서 서로에 대한 좋은 기억을 품으면서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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