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는 어제 처음으로 오전 예배 전체를 녹화해서 유튜브로 올렸습니다.
먼저 이 일이 가능하도록 수고/협조해 주신 모든 성도님들과 또 방송실의 모든 형제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분들이 있어서 오늘은 잠시 배경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성경의 진리가 파급되면서 도저히 기존 교회에 갈 수 없는 분들이 생겨나고 그 결과 목회자가 없는 몇몇 지역에서는 주일에 스크린으로 설교를 듣는 예배- 이하 스크린 예배 - 를 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에 하와이를 방문하였는데 그곳의 힐로 샬롬 침례 교회에는 20여 명의 성도가 있습니다. 힐로에는 한국인이 약 3-400명 정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임 목회자를 두기 어렵고 또 교회를 짓기 어려우므로 한 형제님께서 자기 집 차고를 개조해서 하나는 예배실로, 다른 하나는 친교실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일 예배 시 설교는 저희 교회 영상을 다운로드해서 액정 비전으로 쏴서 큰 스크린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교회가 그리하는 것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곳 성도들이 스스로 그렇게 한 것입니다. 그날 처음으로 저는 스크린 예배가 무엇인지 보게 되었습니다.
(사진에서 앉아 계신 분은 강규호 형제님의 어머님이십니다. 우리와 만난 뒤 며칠 뒤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얼마나 귀한 믿음을 가지셨든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저도 죽기 전에 이렇게 귀한 모습으로 남기 원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곳 외에도 국내의 몇 군데에서도 스크린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스크린 예배를 드리는 교회들은 대개 저희 교회에서 한 주 전에 행한 설교를 다운받아 듣고 있습니다. 설교 이외의 교제, 성경 공부 등은 서로의 형편대로 스스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나 저희 교회는 이분들의 모임에 전혀 간섭하지 않습니다. 그분들 스스로 결정해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여름에 이런 교회들 가운데 한 교회가 가능하면 지난 주 설교보다는 같은 주의 설교를 실시간으로 듣고 싶다는 의견을 표명해주셨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외국에 있는 분들이 개인적으로 실시간 영상 중계를 원하셨지만 저희는 이에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도저히 목회자를 둘 수 없는 교회가 성도들이 함께 모여 실시간으로 설교를 듣겠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으므로 저와 집사 형제님들이 회의를 가졌습니다. 그 이유는 그런 교회의 경우 이미 성도들이 지난 주 설교를 다 듣고 오므로 또 다시 같은 것을 교회 오전 예배에 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나 우리 교회는 다른 지역의 다른 교회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는 철학을 가지고 지금까지 교회를 운영해 왔으므로 혹시 실시간 중계가 다른 지역 교회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염려되어 이에 대해 길게 논의하였습니다. 그 결과 예배 후 2-3시간 있다가 설교만 올리나, 실시간으로 예배 실황 전체를 올리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한 우리가 우리 이름을 내기 위해 스스로 이 일을 하려 한 것이 아니라 그런 필요가 있다는 요청이 들어와 순수하게 그들의 어려움을 풀어주자는 것이 핵심이므로 저 역시 마음에서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이 일을 위해 비디오, 스위처 등의 모든 장비를 Full HD 디지털 장비로 전환하기로 하였고 여름에 모든 공사를 마치고 마침내 어제 오전 예배 전체를 녹화해서 저녁에 올렸습니다.
비록 실시간 중계 원칙에는 합의하였지만 저의 마음속에는 아직 그것이 꼭 필요한가에 대해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혹시라도 예배 시간에 교회에 가지 않고 소파에 누워 예배(?)드리는 불경한 사람들이 생겨날까봐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중계를 보고 덧글을 달아주신, 외국에 계신 형제/자매님들처럼 신실하게 믿음 생활을 하면서 목회자가 없고 교회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시간 중계로 예배를 드리는 경우 우리의 일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킹제임스 성경의 진리를 안 뒤에 방종에 빠져 교회 출석, 헌금, 봉사 등을 무시하는 분들에게는 이런 실시간 방송이 방종을 더욱 더 조장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리 되면 지역 교회의 형성이 어렵고 신약 교회의 확산에 걸림돌이 됩니다.
그래서 장점이 단점보다 훨씬 커서 어쩔 수 없이 실시간 중계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확실히 보이기 전까지는 실시간 중계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어제처럼 주의 만찬을 하거나 새로이 찬송가를 만들어서 배워야 할 필요가 있어 어떤 프로그램을 공유해야 하는 경우 녹화해서 몇 시간 뒤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일 년에 몇 차례는 오전 예배 전체와 오후의 몇몇 프로그램 등을 녹화해서 몇 시간 뒤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좋은 의견이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목회 철학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너희의 믿음을 지배하는 자가 되려 하지 아니하고 오직 너희의 기쁨을 돕는 자가 되려 하나니 너희는 믿음으로 서느니라(고후1:24). 지역 교회들에 대한 우리 교회의 철학도 이와 동일합니다.
우리 교회는 다른 지역 교회의 기쁨을 돕는 자가 되려 합니다.
모든 지역 교회는 믿음으로 서기 때문입니다.
혹시 의구심이 있던 분들은 이것이 저와 교회의 믿음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은 늘 부족하므로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100%를 만족시키지 못함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샬롬
패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