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교 목사 존 번연의 자유를 향한 투쟁
루터나 칼빈, 츠빙글리, 낙스 같은 종교 개혁자들도 천주교회와 마찬가지로 영혼의 자유를 억압하였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는 헨리 8세에 의해 영국 국교회가 탄생하였고 비국교도들의 탄압이 시작되었다.
그리스도인들은 존 번연(1628-1688)이란 사람을 잘 알 것이다. 천로역정을 쓴 그는 1628년 영국에서 가난한 땜장이의 맏아들로 태어나서 자신도 땜장이로 살았던 사람이다. 그는 젊은 시절 거칠고 악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독실한 크리스천인 아내와 결혼하게 되고 결국은 복음을 받아들이고 25세가 되던 해에 침례를 받았다. 그 뒤 그는 설교 허가를 받지 않은 사람은 설교할 수 없다는 국가(국가 교회)의 법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가진 신앙에 대해 설교하다가 종교 재판에 회부되었다.
그리고 그는 영혼의 자유, 영국 국교회 예배 불참석의 자유, 하나님의 말씀 선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결국 12년 동안 옥살이를 하였다.
1660-1675년 토마스 브리드러브(Thomas Breedlove)라는 법원 서기의 기록에는 존 번연의 공판 대화가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1660년 10월 3일 ‘베드포드셔’ 법정에서 ‘윙게이트’ 판사가 존 번연을 심문한 내용이다.
피고 존 번연은 왕과 국회의 칙령을 고의적으로 범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o 윙게이트 판사: 번연 씨, 당신은 모든 영국인들은 영국 국교회의 예배에 빠지면 안 되며 국교회 밖에서 예배를 인도해서는 안 된다는 비밀집회금지법(Coventicle Act, 1593년)을 계속해서 고의로 범했기 때문에 고소를 당해 이 재판정에 서 있습니다. 법적인 교육을 받지도 않고 변호사도 없이 당신은 법정에 섰습니다. 당신의 확신으로 인한 죄목과 형벌이 무겁고 크다는 사실과 공소 내용을 알고 여기 섰습니다. 내 손에는 당신을 대적하는 증인들의 증언 서류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증언에 의하면 당신은 어른이 된 이후로 한 번도 이 교구의 교회 예배에 참석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당신이 베드포드 근교에서 종교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고 증언합니다. 들으셨겠지요?
o 번연: 예 들었습니다.
o 판사: 이 법정은 이에 대한 당신의 대답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o 번연: 판사님. 대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째로 고소 내용은 다 사실입니다. 나는 영국 국교회 예배에 참석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참석하지 않으려 합니다. 둘째 하나님께서 내게 기회를 주시는 대로 언제든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 것도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시인하면서 더 중요한 문제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나는 그 법도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또 그 법을 범한 사실도 고백합니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인 것처럼 내가 그 법을 범한 행위를 후회하지 않을 것을 나는 천명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법을 따를 의도가 없다는 사실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 법은 불의한 법이며 고귀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반박할 수밖에 없는 법입니다. 사실은 판사님, 이 법은 무한히 더 높은 법 즉 세상의 권세에 구애받지 않고 각 사람이 하나님을 찾을 권리에 위배됩니다.
o 판사: 번연 씨, 우리가 지금 그 법의 장점들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 모이지 않았음을 상기시켜 드립니다. 우리는 당신이 그 법을 범한 죄가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여기 모였습니다.
o 번연: 판사님, 아마도 그것이 판사님이 여기 계시는 이유가 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히 밝히거니와 그것은 내가 여기 있는 이유가 아닙니다. 나는 당신이 나를 오라고 강요해서 여기 나와 서 있습니다. 내가 요구하는 모든 것은 하나님이 내게 시키시는 대로 내가 설교하고 가르칠 수 있도록 놓아 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지금 여기 있어야만 하므로 내가 알기에 불공정하고 가증한 이 법에 대해서 말할 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습니다.
o 판사: 그러면 당신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까? 즉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각자의 방법으로 찾는 것이 전능하신 하나님이 모든 사람에게 주신 권리이며 영국 국교회의 승인이 없이도 사람이 각각 그렇게 하나님을 찾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o 번연: 바로 그것이 정확히 내가 말하고자 한 바입니다. 즉 어떠한 교회의 승인(도움) 없이도 사람이 하나님을 찾을 수 있습니다.
o 판사: 당신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나 이런 말을 합니까? 천주교인들이나 퀘이커교도들, 그리고 이교도들인 무함마드교도들, 이들도 다 그들 자신의 잘못된 방법으로 하나님을 찾을 권리가 있다는 말입니까?
o 번연: 네 판사님, 심지어 이 모두도 그리할 수 있습니다.
o 판사: 당신이 이들이나 또는 다른 이단적 종교들을 옹호하느냐고 내가 물어도 되겠습니까?
o 번연: 판사님, 저는 그들을 옹호하지 않습니다.
o 판사: 그런 종교들을 옹호하지 않으면서도 당신은 왜곡된 사람의 마음에 호소하는 이단 종교의 교리를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권리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o 번연: 네 맞습니다. 판사님
o 판사: 나는 당신의 견해가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을 그런 식으로 하도록 내버려둔다면 그들은 하늘의 것들에 대해 전혀 흥미를 갖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그들이 그들의 오류 가운데서 방해를 받지 않고 지낼 권리가 그들에게 있다는 말입니까?
o 번연: 판사님, 네, 그것이 저의 확고한 믿습니다.
o 판사: 당신은 무슨 근거를 가지고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까?
o 번연: 사람의 종교적인 견해는 각 사람의 양심과 하나님 간의 문제이지 왕이나 국회나 심지어는, 죄송합니다만, 이 법정의 문제가 아니라는 근거 하에서 이 말씀을 드립니다. 다른 사람이 확고하게 믿고 있는 바에 대해 내가 그 사람과 심히 많이 다르다 해도 나나 혹은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이 그런 믿음을 갖는 권리를 갖지 못하게 막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다른 모든 사람의 권리를 동등하게 존중하지 않는다며 이 문제에 관한 한 어떤 사람의 권리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o 판사: 당신은 사상 면에서 혼란에 빠진 희생자입니다. 내가 정확하게 들었다면 당신은 국가가 국가 국민들의 종교 생활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음이 확실합니다.
o 번연: 판사님. 국가는 국가가 원하는 모든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간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는 국가 국민들의 종교적인 일에 대해서는 간섭할 권리가 전혀 없습니다.
o 판사: 당신은 직업이 땜장이지요? 맞지요? 번연 씨?
o 번연: 그렇습니다. 판사님.
o 판사: 당신의 정규 학교 교육에 대해서 물어도 되겠습니까?
o 번연: 네 괜찮습니다. 저는 읽고 쓸 줄 압니다. 그것도 겨우 하는 정도입니다.
o 판사: 당신의 견해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당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함을 이제 나는 인지하였습니다. 나는 역사를 공부한 사람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인간의 거의 모든 비극은 서로 다른 여러 가지 종교적 견해의 차이에서 생겼습니다. 국가가 국가를, 형제가 형제를 대적하고, 전쟁, 파괴, 횡포가 있어 왔는데 왜 그런 줄 아십니까? 내가 말씀해 드리지요. 그것은 순전히 사람들이 어떤 신을 어떻게 섬길 것인가에 대하여 일치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전 영국민은 마침내 오랜 투쟁 끝에 종교적 신념에 대해 일치하는 데 이르게 되었습니다. 모든 국민이 똑같이 정통적인 종교적 견해를 채택하는 데 동의하게 될 때 우리의 모든 문제는 해결될 수 있습니다. 종교 전쟁은 더 이상 있을 수 없습니다. 교리적인 논쟁은 더 이상 있을 수 없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번연 씨. 이런 사회는 누구나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회이고 그래서 모두가 이런 사회의 일부가 되는 일에 협력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o 번연: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습니다. 판사님. 그러나 그것은 모두가 이성적으로 하나님에 대해 동일한 견해를 확신 있게 소유하게 될 때만 그렇습니다. 당신이 묘사한 사회는 매력 있는 사회입니다. 그러나 그 대가는 너무나 클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정직한 사람들이 자기들의 정직한 확신을 버려야 하도록 강요하는 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o 판사: 번연 씨, 당신은 꾀 고집이 세고 말이 많은 사람이군요. 이 법정은 당신과 대화하는 것이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의 철학에 대하여 더 의논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시간은 다 되어가고 다른 공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당신의 유죄 인정은 그만두고라도, 내 손에 쥐고 있는 증거들만으로도 이 법정은 당신에게 정죄를 선고하여 장기 감옥 형을 언도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을 감옥으로 보내기를 원치 않습니다. 번연 씨. 나는 당신의 가족이 가난한 것을 알고, 당신의 딸 중에 하나는 불행하게도 장님인 것을 압니다. 그렇지요?
o 번연: 그렇습니다. 판사님.
o 판사: 좋습니다. 이 법정의 결정은 이것입니다. 피고가 범죄를 인정했으므로 우리는 자비와 동정의 노선을 따르려 합니다. 우리는 피고가 법정을 나가기 전에 앞으로는 종교적인 집회를 열지 않기로 서약서에 서명하는 조건으로 피고를 석방할 것입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번연 씨, 당신을 다시 이 자리에서 만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음 공판을 진행할까요?
o 번연: 판사님, 제가 조금만 더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까?
o 판사: 예, 그러나 짧게 하십시오. 무엇입니까?
o 번연: 나는 당신이 요구하는 바를 이행할 수 없습니다. 판사님. 나는 지금 이후로 설교할 수 없다는 어떠한 문서에도 서명할 할 수 없습니다. 나는 복음을 선포하라는 소명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았으며 따라서 나더라 하라고 하신 그 일을 중단시킬 수 있는 분은 그분밖에 없습니다. 나는 아직까지 그분에게서 복음 선포를 멈추라는 명령을 받은 적이 없으므로 설교를 계속해야만 합니다. 나는 계속해서 복음을 선포할 것입니다.
o 판사: 번연 씨, 당신은 이 법정의 인내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o 번연: 그것은 나의 의도가 아닙니다. 판사님.
o 판사: 이 법정은 당신 가족의 어려운 사정들을 참작해서 당신에게 호의를 베풀고자 했습니다. 이 법정이 당신 가족을 배려한 것은 당신의 배려보다 훨씬 더 큰 것입니다. 당신은 감옥에 가기를 원합니까?
o 번연: 아닙니다. 판사님. 저는 무엇보다도 감옥에 가기를 싫어합니다.
o 판사: 그럼, 좋습니다. 번연 씨. 이 법정은 당신의 강한 확신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한 번 더 기회를 드립니다. 우리의 국왕 찰스 2세께서는 크신 자비로 분리주의 독립 목사들에게 제한된 집회를 열수 있도록 배려하셨습니다. 그리하기를 원하는 목사들은 이런 집회를 열수 있도록 설교 허가를 획득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 법정은 당신에게 어떤 서류에도 서명할 것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고 다만 설교 허가를 얻기 위해서 합당한 절차를 밟겠다고 구두로 동의할 것만을 요구합니다. 그 절차는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번연 씨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성경도 잘 모르는 어떤 바보가 집회를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마련해 놓은 정부의 시책에 당신도 협력할 수는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규정도 없다면 얼마나 큰 혼란이 일어나겠습니까? 이 정도의 조건에는 따라줄 수 있겠지요, 번연 씨? 대답하기 전에 이 점을 생각하십시오. 이번에 거절하면 이 법정은 다른 대안이 없으며 당신에게 감옥 형을 언도할 것입니다. 잘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의 부인을 생각해서라도. 자녀들을 생각하십시오, 특별히 앞 못 보는 딸을 생각해서라도. 당신의 양들도 당신이 설교 허가를 얻을 때 만족하면서 말씀의 양식을 먹게 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하여 답을 주십시오.
o 번연: 판사님. 법정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의 제안을 다시 거절합니다. 내게 설교하도록 나를 강제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어느 사람이나 집단이 내게 설교 하라, 하지 말라 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말한 그 설교 허가는 권리의 상징이 아니고 특권의 상징입니다. 특권이란 말은 인간이 자기 맘대로 그것을 줄 수도 있고 박탈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지금 나는 그러한 특권에 대하여 말하지 않고 권리에 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어떤 특권을 부여하면 또 사람이 그런 특권을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권리는 하나님이 부여하신 것이며 따라서 어떤 사람도 그것을 정당하게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당신의 제안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o 판사: 좋습니다. 번연 씨. 당신이 굳이 당신의 좁은 의견을 고집하고 이 법정의 정직한 노력을 거절하기 때문에 나는 당신을 베드포드 감옥에 6년 동안 넣는 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선택이 없습니다. 당신이 만일 감옥에서 살아남게 된다면 당신의 그 경험이 당신을 바로 잡아 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만일 당신이 살아남지 못한다면 그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어쨌든 다시 만나지 않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자 이제 다음 공판으로 넘어갑시다.
o 존 번연은 수감 후에도 수차례 자기의 주장을 철회할 것을 종용받았으나 그는 굽히지 않았고 결국 영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12년이란 세월을 감옥에서 살았다. 그러나 그는 그 감옥에서 불후의 명작 <천로역정>을 쓸 수 있었고, 그 책으로 인해 감옥에 들어가지 않고 설교만 했을 경우보다도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후세에 남기게 되었다. 그 책은 킹제임스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결론
모든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회계보고 하게 된다. 왜? 각자의 책임이 있으므로
우리는 사람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선택받아 천국에 가거나 무조건 선택을 당해 지옥으로 유기되는 것을 믿지 않는다. 즉 카톨릭주의나 칼빈주의같이 사람의 자유 의지를 박탈하는 교리 체계를 믿지 않는다. 이런 것은 국가 교회의 믿음이다.
구원과 구원 이후 모든 실행의 문제에 관한 한 모두가 성경을 읽고 판단하고 양심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바로 그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책무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러 오셨다(요8:32).
그리스도께서 해방의 자유로 우리를 자유롭게 하셨으니 그러므로 그 자유 안에 굳게 서고 다시 속박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5:1).
국가, 교단, 교회, 목사, 어떤 인간도 한 사람의 양심과 하나님 사이에 낄 수 없다.
성경 신자로서 우리의 믿음과 실행을 살펴보고 존 번역처럼 하나님이 주신 천부적 권리를 누리며 사는 좋은 성도들이 되기를 바란다.
이것이 목사로서 나의 가장 큰 소원이다.
http://www.genuineleatherbible.net/2012/john-bunyans-trial-the-breedlove-pap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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