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아이를 만난 건 4년 전 작은 딸의 대학 졸업식 때였다. 그 아이는 작은 딸의 가방을 들고 다니면서 연신 사진을 찍었고 그 모습에 나는 그냥 웃었다. 미대를 졸업한 작은 딸은 교생 실습이 끝나던 날 나에게 말했다. 나하고 교직은 맞지않는 것 같다고... 그리고 대학원은 나중에 가겠다며 사업을 하겠다고 했다. 남편의 사업을 지켜봤었던 나는 사회 경험이 없는 작은 딸의 그 말이 너무나 무모해 보여서 교직쪽으로 마음을 바꿔보려 했지만 아이는 젊으니까 해보겠다 했다. 그리고 사업을 시작했다. 자신이 만든 물건을 프리마켓에 가서 판다며 추운 겨울에도 가방을 메고 나갔다. 나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작은 딸의 결정을 존중해 주기로 마음 먹었고, 작은 딸은 그러한 내 마음을 알았는지 무엇을 만들었고 얼마나 팔았는지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밤 늦도록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끝날 때 쯤이면 나는 작은 딸의 손을 잡고 기도해 주었고 이 귀절을 항상 넣어서 기도했다. 역대기상 29:12 재물과 명예가 다 주에게서 나오며 또 주께서는 모든 것을 통치하시나이다. 주의 손에 권능과 능력이 있사오니 사람을 크게 하심과 모든 사람에게 기력을 주심이 주의 손에 있나이다. 나는 아이의 사업보다는 혹시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고 바로 그때 작은 딸이 하나님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때로는 진심으로 때로는 의도적으로 기도를 했었는데 작은 딸은 기도를 해주면 아주 좋아했고 가끔은 스스로 기도하기도 했다.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이렇게 기도로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다면.... 사업을 시작한지 수 년이 지났다. 그 날도 작은 딸과 나는 밤 늦도록 얘기를 했다. 그리고 함께 기도를 하고 방문을 나오려다가 돌아서며 아이에게 말했다. “ OO아~ 내일 엄마랑 같이 교회 갈래?” “응~” “!!!!!!” 나는 작은 딸의 망설임없는 대답에 깜짝 놀라며 자연스러운 듯 문을 닫고 나왔지만 너무 좋아서 귀 밑까지 걸린 나의 함박 웃음은 감출 수가 없었고, 바로 감사기도를 드렸다. 그 뒤로 작은 딸은 나와 함께 교회에 다니고 있다. 졸업식 때 만난 그 남자친구는 자신의 월급을 털어가며 작은 딸을 돕는 것 같았고, 작은 아이는 열심히 일을 해서 정부 보조도 받으며 나름대로 차량방향제 분야에서 영역을 넓혀 나갔다. 그리고 일이 많아짐에 전공이 비슷한 두 아이가 이제는 힘을 합하여 하고 있으니 내 마음도 너무 가볍고 그저 감사하다. 교회에 다닌 적이 없다는 그 남자 친구는 우리 교회가 논현동에 있을 때 작은 딸을 만나러 한 번 왔었다. 교회 안에 들어오지는 않았고 건물 앞에서만 보았을 뿐인데 교회 앞에서 만난 그 아이는 정말 반가웠다. 그리고 우리 교회가 옮기고 나서 교회 음악회에 초대했더니 기쁘게 와 주었고, 그 뒤로도 몇 번 더 교회에 왔다. 이제 그 남자친구는 우리 작은 딸과 결혼을 할 예정이다. 지난 토요일에는 상견례를 했다. 나는 이를 위해 기도문을 준비해 갔고 사돈에게 양해를 구한 뒤 기도문을 읽어 내려갔다. 창조주이신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봄의 길목에서 만물이 소생할 수 있도록 단비를 내려주시고 김OO과 박OO의 결혼을 위하여 상견례라는 만남의 자리를 허락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 거리임에도 이곳까지 걸음하신 OO군의 어머니를 모시고 첫인사를 나누게 해주심에 감사를 드리며, 무엇보다 김OO과 박OO의 만남의 축복을 허락하시고 좋은 인연으로 가정을 세워 나가도록 준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기도가 끝났고 우리 모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화기애해한 분위기 가운데 있을 때에 예비 사위는 앞으로 나를 따라 교회에 나가겠다고 공표를 했다. 모두가 놀랐고 나는 너무 기뻐서 나도 모르게 박수를 크게 치며 가장 기쁜 소식이라고 환하게 웃었더니 이 모습을 지켜본 예비 사위 어머니는 예전에 자신도 교회에 다닌 적이 있었는데 아들이 나간다고 하니 자신도 교회에 나가야겠다고 해서 다시 한번 박수를 크게 쳤다. 참으로 멋진 모자지간이다. 아니 참으로 멋진 하나님이시다. 상견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정말정말 감사하다. 생각만 해도 너무 좋다. 웃음이 절로 난다. 그리고 그 날이 기다려진다. 춤이라도 추고 싶다. 춤/이정자 둥실둥실 춤을 추네 작은북을 잡고서
울부짖던 바다에 말과 기병 던지셨네
덩실덩실 춤을 추네 다윗이 춤을 추네
{주}의 궤 앞에서 기쁨의 춤을 추네 껑충껑충 춤을 추네 뛰면서 춤을 추네
모태부터 앉은뱅이 이젠 걷게 되었다네 우리도 춤을 추세 손을 들고 노래하며
주님 다시 오신다네 나팔소리 들려오네
* 첨부파일의 사진은 코로나19 이전에 예비 사위랑 1층 카페 야외에서 차를 마시고 있을 때 이청원 자매가 찍어줬는데 다시 보니 정말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