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사랑과 하나님 사랑 나의 유일한 취미라면 바둑이 아닐까 싶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바둑을 배우기 위해서 일간신문을 구독했다. 신문을 구독한 것은 신문에 나오는 바둑기보를 보기 위해서였다. 신문이 도착하면 제일 먼저 바둑기보를 보는 기쁨이 있었다. 성인이 돼서는 월간 바둑 잡지를 구해서 기보대로 바둑판에 놓아 보기도 하고, 사활문제집도 가끔 사서 보기도 했다. 그렇게 취미로 시작한 바둑이 지금은 아마추어 5단 정도된다. 통계적으로 아마추어 5단은 5천 명 중에 1명 정도된다고 한다. 요즘은 바둑 앱이 잘 개발되어 있어서 다운받아서 가입하면 곧바로 원격으로 바둑을 둘 수 있다. 전혀 얼굴을 모르는 사람과도 언제든지 둘 수 있는 좋은 시대다. 출퇴근을 할 때, 지하철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집에서 직장까지는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핸드폰으로 바둑을 두면 한 판 정도 둘 수 있는 시간이다. 며칠 전에,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강적을 만나서 대마가 심하게 몰리기 시작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수읽기를 잘해야 한다.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겨우 타개를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내려야 할 역을 2개나 지나고 있었다. 순간 어찌된 일인지 아래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바둑을 너무 너무 사랑하는 것인가?” “하나님을 이렇게 사랑한 적이 있는가?”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면서까지 하나님 생각에 몰두해 본 적이 있는가?”
하나님보다 다른 것을 더 사랑하면 그게 우상이라는 말씀이 떠오르면서 머리를 무엇인가로 얻어 맞은 느낌이 들었다. 바둑을 통해서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안 것 같다. 건너 편으로 가서 다시 되돌아 오는 가운데 짜증이 날 법도 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