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습관을 고치기는 참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와 남편은 최소한 간단하게 사는 것을 선호합니다. 물론 두 사람이 사는 집이니 규모도 작지만 무언가 새로운 것이 들어오면 그만큼의 분량을 내보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지인이 6인용 식탁을 주면 우리가 쓰던 동그란 식탁을 남을 준다든가, 안마용 의자를 얻으면 사각의자를 버린다든가..... 옷장도 될 수 있으면 헐렁하게 유지하고 싶지요. 아주 간단하게 계절에 입을 옷 두어 벌이면 족하다고 생각하고 헐벗고 사는 것도 아니고 딱히 어디 나갈 일도 없기에 새 옷을 사는 일도 없어요. 나그네의 삶이니 될 수 있으면 간단하게 살려고 생각하지요. 구원 받고나서 가치관이 변해서-목사님의 가르침대로- 여자들의 경우 긴 치마에 헐렁한 윗옷을 입는 것이 좋다고 하시고 남성의 특성을 말하시며 형제들의 시선이 가는 옷은 입지 말라고 하셨지요. 가슴이 너무 파여서 자매가 몸을 숙였을 때 본의 아니게 형제들을 당황하게 한다고 여름에도 과도하게 시원한? 옷이나, 투명해서 비치는 옷, 너무 짧은 치마는 금기였어요. 무릎까지 오는 폭이 좁은 스커트는 앉으면 올라가서 스카프로 가려야 해서 스카프가 자매들의 필수품이었어요. 워낙 꾸미는데 재주가 없는 저는 아주 편하게 잘 적응해서 커다란 옷도, 긴 치마도 좋아하면서 20여 년간 잘 지내왔어요^^ 한 여름에도 반팔에 긴 치마를 입었지요. 치렁치렁한 치마에 헐렁한 윗옷이 맵시 있게는 안 보이잖아요? 지금 떠올려보니 월남치마 입은 할머니의 모습으로 보였을 거 같아요^^ 그렇게 지내는 동안 한 성도 두 성도를 통해서 권면을 받게 되었어요. 이왕이면 제 나이에 맞게 스타일의 변화를 시도하면 좋겠다고. 맵시에 대해선 생각도 안하고 산지가 20년이 넘다보니 처음엔 ‘내 옷 차림이 성경에 어긋난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러지?‘ 하고 지나쳤지요. 결정적으로 초여름 결혼식에서 다 함께 한가지로 통일해서 입기로 한 날 해프닝이 있었지요. 공지에 <치마는 너무 긴 옷은 말고>라는 글이 떴어요. ‘헉!!! 난 항상 긴 치마인데 나보고 어쩌라고?’ ‘그럼 난 이번 특송에서 빠지면 되지 뭐.......’ 처음엔 기분이 좀 언짢았지만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두어 번의 권면도 있었고, 내게 관심이 없으면 그런 말도 안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나 편한 것, 익숙한 것을 포기하고 권면을 받아들이기로 작정 했지요. 결혼식에 나로서는 엄청 짧은^^ 원피스를 입고 등장했더니 자매님들의 반응이 모두 “좋다” 고 하지 뭐에요? 사실 스타킹 신는 것도 싫고, 몸에 딱 맞는 것도 싫었지만 마음을 바꾸고 시도를 했더니 모두가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그래, 그럼 내가 조금 불편한 것으로 모두가 좋아하면 내 자유를 포기하자.’ 그렇게 마음을 먹고 자매님들의 관심과 권유에 귀를 기울였더니 훨씬 젊어 보인다고 해요. 한 자매님은 “자매님이 우리 교회에 온 이후로 요즘이 가장 젊어 보여요” 라고^^ 자매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는 권면 덕분에 새로운 즐거움을 누리고 있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치마 길이를 적당하게 줄여서 입어보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네요. 혹시 주변의 성도들이 어떤 동일한 내용의 말을 하거든 저처럼 무심히 지나치지 말고 한번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해 보고 자신을 돌아보면 결국 우리 교회 전체의 모습이 보기 좋아지겠지요. 권면도 관심과 사랑이 없으면 어렵지요. 누가 지적을 해서 기분 나쁘게 만들고 싶겠어요? 칭찬의 좋은 말 하는 것보다 듣기에 싫은 말 할 때가 가장 고민하고 어렵게 하는 권면이니까요. 평소에 사용하는 말이나 행동을 돌아보라고 하는 사랑의 표현이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