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뚱맞은 걱정
명목상의 가을이 아직 사나흘이나 남은 때 한 뼘 넘도록 폭설 내렸다
환상 속 순백의 산길로 접어들어 나아가매 어쩌면 생뚱맞은 걱정이 앞선다
이토록 갑작스레 눈으로 덮여 버리면
핼끔 바라보며 달아나던 새끼 뱀은 어쩌지 배고파서 겨울잠 제대로 못 잘 텐데 무작정 메달려 있던 나뭇닢들은 또 어쩌지 차디찬 눈 위에 누울 일 아찔할 텐데
걱정도 잠시라 세월에 녹슨 육신 첫눈에 다칠까 염려하여 아쉬운 마음 달래며 돌아나온다
어디선가 한 목소리 들리는 듯하다
온 세상 모~든 생명들에게 먹이 주시는 분 하나님께서 버얼써 다~ 챙겨 주셨으니 그런 걱정일랑 말고 할배나 미끄러지잖게 잘 들어가세요 라는
--------------------------------------------------------------------------------------------------------------------------------
폭설 뒤덮힌 동네 야산에서 있었던 일 뇌리를 스쳐갔던 생각...다소(상당히?) 생뚱맞은 걱정 했던 일을 시(詩)라는 이름으로 적어봤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