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킹제임스 성경을 가리켜 이단 성경이라고 하는 무식한 사람들이 버젓이 문화인으로 크리스천으로 존경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자기 조상이 누구인지 모른 채 과거의 자기 조상을 욕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킹제임스 성경이 없이 어떻게 신학이 서고 다른 성경들이 번역되며 주석이 기록되고 다른 나라 말로 번역된 성경이 나올 수 있었겠습니까? 이번에 우연히 미국에서 잠시 인터넷 서치를 하다가 신의 베스트셀러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영어 성경의 기초를 놓기 위해 애를 쓰다가 죽은 텐데일(틴들)의 삶을 그린 책입니다. 이 책에 대한 평에서 출판사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올바른 역사적 견해입니다. 여러분과 저의 손에 하나님께서 보존해 주신 책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 책의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이 책의 유산이 어떤 것인지 확신해야 합니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기 바랍니다. 여러분 손에 있는 성경에 대해 자부심을 가쟈도 됩니다. 하나님께서 보존해 주신 본문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성경으로 이 나라를 바꾸어야 합니다. 경제니 정치가 아니라 이 성경이 이 나를 바꾸도록 애를 씁시다. 다음은 출판사의 서평입니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꼽히는 성경은 구텐베르크의 활판 인쇄기에서 최초로 대량 제작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소수의 종교가들이 아닌 보통 사람들을 위하여 만들어진 이 작은 책들은 종교 개혁의 불길에 기름을 부었고, 봉건 시대의 의식을 뒤흔들며 근대의 탄생을 예고했다. 16세기 초 성경 번역자 윌리엄 틴들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일상어로 쓰여진 민중 성경 탄생의 역사를 다룬 책 [신의 베스트셀러]는 성경이 거룩한 금기의 성역을 나와 진정한 민중의 베스트셀러가 되기까지 250년에 걸친 드라마를 흥미진진하게 전해 준다. 거룩한 금기에서 모든 사람의 책으로 성경은 기독교의 탄생과 더불어 집필, 취합, 정리되고 기독교가 서방 세계에서 지배적인 종교로 군림함에 따라 사회적 문화적으로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서력 기원으로부터 오늘까지 스무 세기가 넘는 역사 시대 내내 서구 문명은 기독교의 토대 위에서 발전해 왔고, 성경은 종교의 영역을 초월해 법, 사상, 문학, 예술 그리고 보통 사람들의 일상생활 하나하나를 형태 지었다. ‘유일신의 말씀’으로서 성경의 절대적 권위는 70인역 성경으로 정전을 확정한 4세기에 확립되지만, 그 후 1000년이 넘도록 소수의 종교 지도자에 의해 독점되며 민중에게 행사하는 권력의 근거로 작용하게 된다. [신의 베스트셀러]는 중세 봉건 사회가 시민 산업 사회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산업혁명, 시민혁명에 선행하여 가장 직접적으로 민중 의식을 고무했던 종교 개혁을 일상어 성경의 탄생을 통해 실감 나게 그리고 있다. 극소수의 지식인 계층만이 접할 수 있었던 라틴 어 성경을 쉬운 영어로 번역하여 [흠정역 성경]의 바탕이 된 [틴데일 성경]을 만든 윌리엄 틴들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흠정역 성경]은 [킹 제임스 성경]이라고도 불리며 오늘날까지도 가장 정확하고 아름다운 번역으로 손꼽힌다. 대중을 무지 속에 남겨두고 통제하려 한 봉건적 의식의 당대인들에 맞서, 인간이 직접 신을 만나고 스스로 사고할 권리를 구한 그는 권력자의 미움과 동료 지식인들의 몰이해 속에서 도망자의 삶을 감수하며 성서 번역에 매진했다. 오만한 신학자 앞에서 “몇 년 안에 저 밭 가는 소년이 당신보다 성경을 더 많이 알게 될 것이오.”라고 선언하고, 몸소 독일의 인쇄소를 찾아가 후원자와 반대자들과 싸우며 작지만 귀한 책을 만들어 낸다. 그는 번역뿐 아니라 인쇄와 출판 작업에도 직접 관여해 성경이 현대적인 책의 꼴을 갖추고 보급될 수 있도록 애썼다. 급류를 탄 역사, 소박하고 고결한 한 신념가의 초상 종교 개혁의 한 축이 루터, 칼뱅의 문제 제기(프로테스탄트 즉 ‘항의자들’이라는 이름을 낳은 ‘항의’)에 있었다면, 틴들과 같은 성경 번역자의 노력은 동일한 신념 하에 선동이 아닌 실천으로 더욱 중요한 나머지 한 축을 지탱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평민들이 성경을 읽고서 ‘겁도 없이 성직자와 수도사들과 논쟁을 벌이는 사태’는 교회의 입장에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고, 선동과 항의보다 더 두렵고 꺼림칙한 일이었다. 교회와 신학자, 성직자를 위시한 권력과 지식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틴들을 악마의 앞잡이로 비난하고 그를 방해하고 심지어 죽이고 싶어 하며 온 힘을 다했다. 그를 박해한 정치가 가운데는 [유토피아]로 유명한 토머스 모어도 포함되어 있다. 틴들은 기꺼이 논쟁에 맞서는 한편, 번역과 배포라는 행동 그 자체에 심혈을 기울이며, 동시에 신변의 위협이나 경제적 압박과도 맞서 싸워야 했다. 책은 이러한 과정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그려내며 감동을 준다. 적대자들의 집요하고 잔인한 추적이 이어졌으며, 틴들의 동료들은 하나둘 붙잡혀 고문 끝에 변심을 하거나 처형당한다. 그리고 틴들 역시 성경 번역을 완전히 마치지 못한 채로 화형대에 서게 된다. 틴들의 활동은 당대의 인물들 및 정치적 흐름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와 대립했던 인물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헨리 8세와, 개혁적 사고를 가졌던 그 정부(情婦) 앤 불린의 관계가 파국을 맞은 것은 야심 찬 정치가들과 복음주의자들의 운명을 뒤바꾼다. 전무후무한 권력을 행사했던 추기경 울지는 왕과 결별하여 쓸쓸한 최후를 맞고, 개혁에 동감했던 크랜머는 왕의 이혼에 반대한 틴들과 달리 처세에 성공하여 최초의 프로테스탄트 대주교가 된다. 틴들을 지지했던 국왕의 비서 장관 토머스 크롬웰이 왕과 틴들 사이를 중재한 일화나, 위대한 사상가로 알려진 토머스 모어가 틴들을 체포하기 위해 비열한 수단도 개의치 않았던 이야기는 역사적 인물들의 새로운 면면을 보게 해 준다. 가장 아름다운 만민의 성경, 마침내 완성되다 1536년 윌리엄 틴들이 생애를 마친 때로부터 70여 년이 흐른 1607년에 국왕 제임스 1세의 후원으로 47명의 학자들이 성경의 영어 번역에 착수하게 된다. 1611년에 출간된 [흠정역 성경]은 틴들의 번역을 토대로 한 것으로, 많은 부분 틴들의 번역문이 그대로 살아 있다. 장중한 문체와 간결하고 힘 있는 표현, 생생한 이미지와 유려한 리듬감으로 ‘영어 산문에서 가장 숭고한 금자탑’이라고 평가되는 이 성경은 역사적, 사회적, 종교적 의의를 지나는 문학적 가치로 오랜 세월 일상 회화와 문학 작품 속에 인용되며 오늘날까지 사랑받는다. 역사 전문 저술가인 저자 브라이언 모이너핸은 16세기 유럽의 시대 상황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배경으로 각종 문헌과 풍부한 사료들을 철저하게 탐구하여 개혁가의 일대기를 긴장감 있는 드라마로 재구성하고, 그 위에 넓은 눈으로 시대를 조망한다. 윌리엄 틴들과 토머스 모어가 서면으로 주고받은 독설의 흥미진진한 인용 부분과 표지, 삽화 등의 자료, 그리고 히브리 어 성경이 틴들을 비롯한 다양한 역자들의 손에서 어떻게 서로 다른 번역으로 탈바꿈했는지, 세세한 표현과 운율을 비교하며 보여 주는 부분은 일류급 역사 저술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은 잘 짜인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독자들을 종교 개혁의 현장으로 데려가며, 민중 성경의 탄생과 근대 의식의 태동에 관한 소중한 이해를 제공한다. 추천사 | 성경을 민중의 품에 안긴 개혁가, 윌리엄 틴들 |